英 등 12개국 "서안 정착촌 상품 수입 제한"…이스라엘·미국, 반발

英 등 12개국 "서안 정착촌 상품 수입 제한"…이스라엘·미국, 반발

정혜인 기자
2026.09.08 22:4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국제법 위반' 서안지구 정착촌 생산 제품 수입 제한
영국, 금융·건설·부동산·서비스 등에도 제재
'두 국가 해법 반대' 이스라엘 외교적 고립 심화할 듯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로이터=뉴스1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로이터=뉴스1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12개국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West Bank)의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무역 금지 조치를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와 가자지구 전쟁 등 팔레스타인 주민을 겨냥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한층 거세지는 것으로,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프랑스·캐나다·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아일랜드·노르웨이·폴란드·포르투갈·스페인·스웨덴 등 12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촌 상품에 대한 무역 제한 조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요르단 서안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정부 행동은 두 국가 해법의 실현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 확대와 민간 행정권 확대를 즉각 중단하고, 정착민들의 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한편 이스라엘군에 제기된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제법상 불법인 정착촌과의 상품 교역에 대해 각국 차원의 제한 조치를 도입하거나 유럽 차원의 교역 제한 조치를 지지할 의사를 확인했다"며 각국이 국내 절차에 따라 관련 조치를 적극 검토 및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에서 언급된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를 수립해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하자는 영국·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중동 평화 구상이다. 이스라엘은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고 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로이터=뉴스1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로이터=뉴스1

영국은 서안지구 정착촌 상품 수입 금지 등 정착촌 관련 제재를 공식 발표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영국이 더 이상 불의와 고통을 단순히 '비판'만 할 수 없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를 반대하기 위해선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정착촌 상품 이외 관련 금융, 건설, 부동산, 광고 등 일부 서비스도 제한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2025년 두 국가 해법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국가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지난 6월에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에서 폭력을 자금 지원하거나 가능하게 하고 직접 실행한 이스라엘 내 네트워크를 제재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영국의 이번 제재에 대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는 중대한 오판"이라며 "해결책은 제재가 아닌 대화"라고 비판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주이스라엘 영국 대사 추방을 촉구했고,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동예루살렘의 영국 영사관을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BBC에 이번 제재가 "유대인에 대한 차별"에 해당한다며 미국 내 일부 주에서의 '영국 기업 활동 제한'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