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정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에게 알고리즘 추천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법안을 추진한다. SNS 플랫폼이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끊임없이 콘텐츠를 추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무엇을 볼지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제한한 데 이어 호주가 또다시 SNS 규제의 새로운 선례를 만들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노동당 정부는 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주의의무(Digital Duty of Care)'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호주 정부는 관련 업계와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이 법안은 SNS 플랫폼이 신규 및 기존 이용자에게 알고리즘 피드 이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알림을 보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SNS는 물론 인공지능(AI) 챗봇과 게임, 검색엔진 등 온라인 플랫폼 전반에 유해 콘텐츠로부터 이용자를 선제적으로 보호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플랫폼 기업은 최대 1억920만호주달러(약 105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마이 피드, 마이 웨이(내 피드는 내 방식대로)"라고 부르며 "이 조치는 국민들에게 통제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추진 과정에서 메타·틱톡 등 주요 SNS 플랫폼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알고리즘 추천 방식을 포기할 경우 이용자 체류시간과 광고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서다.
이번 조치는 SNS 중독에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호주가 세계 최초로 시행한 16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국가에서도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규제 컨설팅업체 플린트 글로벌의 파트너인 이완 러스티는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실제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이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디지털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 이용자가 더 많은 통제권을 갖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