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을 내주는 것은 물론 상원 다수당 지위도 확신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움직임이 급박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 연방 상원 격전지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유세에 나선다. 공화당 현역인 톰 틸리스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한 노스캐롤라이나는 같은 당 마이클 와틀리 후보가 민주당 로이 쿠퍼 후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현재 상원 53석인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면 알래스카, 아이오와, 오하이오, 메인, 텍사스 등 기존 현역 의원의 지역구인 격전지를 최대한 방어하고 민주당 현역의원 지역인 미시간, 뉴햄프셔, 조지아 등을 공략해야 한다. 최소 50석을 확보하면 JD 밴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를 이용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최근 여건은 공화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 전쟁 장기화를 비롯해 고물가·고금리 여파, 관세 갈등 등이 겹치면서 공화당이 역대 최대 참패였던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중간선거를 넘어서는 선거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10일 텍사스에서 공화당 역사상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열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면 성인 1명당 50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심성 공약까지 내건 것을 두고도 선거 열세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32년 이후 100년 가까이 공화당이 승리를 놓치지 않았던 텃밭 캔자스주(州)에서 포착된 심상찮은 기류도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020년 11%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현역 로저 마셜 상원의원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수수 농가 타격, 쇠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수입 확대 반발, 과거 환자 미납금 강제 집행 논란 등으로 민주당 정치 신인 애덤 해밀턴 후보에게 한자릿수 격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는 공화당 내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WP는 전했다. 마셜 의원의 선거 지원을 위해 JD 밴스 부통령이 이날 캔자스를 방문했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934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여당이 하원 의석을 늘린 사례는 대공황 극복 시기였던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탄핵 역풍이 불었던 1998년 빌 클린턴, 9·11 테러 직후였던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 세차례에 불과했다. 미 정치 컨설턴트 D&A 어드바이저리의 장성관 미국전략실장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패턴"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위기감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접전지 35곳을 직접 찾겠다고 공언하며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트럼프 측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은 노동절 연휴 직후인 이달 7일부터 상·하원 주요 격전지에만 7400만달러 이상의 막대한 정치자금을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윳값 급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수급 불안 때문"이라며 "양국이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는 등 경제 민심을 달래기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