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솔 광장에서 시위대가 지난 23일 87세 세입자 마리카르멘이 강제로 퇴거당한 것에 항의하고 세입자 보호를 위한 법률 강화를 촉구하면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2026.09.28.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910194887165_1.jpg)
스페인의 87세 여성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이 자신이 살던 집에서 강제 퇴거된 일이 주택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이에 놀란 스페인 당국은 임대차 등 관련 조항 개선에 나섰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아바스칼의 퇴거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스페인 주택 위기 대응을 촉구하며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정부 측은 시위 참가자를 약 2만5000명으로 집계했지만, 시위를 주도한 세입자 연합은 3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토요일 마드리드 도심을 행진하며 아바스칼의 퇴거에 항의했다. 이들은 세입자 보호 강화와 주택 임대 사기 근절을 위한 대책, 대체 주거지가 없는 경우 강제퇴거 금지 등을 요구했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참가 인원이 더 늘었다.
밤샘 농성에 참여한 배우 나탈리아 나바로는 "주거 상황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우리는 모두 지쳤기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마드리드 세입자 연합 대변인 알리시아 델 리오는 "분노와 격앙의 물결이 이제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마드리드 부촌인 레티로 지역의 한 집에서 70년 넘게 살았던 아바스칼이 집 소유주가 바뀌면서 강제로 쫓겨난 일이 계기였다. 해당 주택은 1956년 아바스칼의 아버지가 임차한 주택으로 아바스칼은 부모가 사망한 이후에도 계속 세입자로 거주했다. 마드리드 세입자 연합에 따르면 2018년 투자펀드 우르바헤스티온이 해당 건물을 매입하며 소유주가 변경됐고, 이후 임대료가 치솟았다.
월 임대료는 500유로(한화 약 77만원)에서 2650유로(약 410만원)로 인상됐다. 이후 1650유로(약 255만원)으로 다시 낮아졌지만, 아바스칼은 연금만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바스칼은 지난 23일 법원 집행에 따라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퇴거 당했다. 아바스칼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영상이 공개되자 스페인 전역에서 주거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시위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대체 주거지를 제공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강제퇴거 중단 △임대차 계약의 자동 갱신 △임대료의 소비자물가지수(IPC) 연동 인상 동결 △관광용 주택과 단기 임대 계약에 대한 제한 등 대책이 승인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마드리드 세입자 연합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27일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정부가 주택 관련 법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의회에서 법령이 추인될 수 있도록 각 정당에 "마지막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