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신라저축은행은 노인정?

[현장클릭]신라저축은행은 노인정?

반준환 기자
2006.10.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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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속담에 "사랑에 빠진 요리사가 만드는 수프는 먹지 말아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연애를 하고 있는 요리사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입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흥미롭게도 속담대로 사랑을 하고 있는 요리사들이 만들어낸 수프에는 염화나트륨, 즉 소금의 함량이 실제로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원인은 무엇일까요.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사랑을 하게되면 신체의 감각, 특히 미각이 둔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랑을 하면 페닐레틸아민과 엔돌핀 옥시토신 등과 같은 화학물질이 많이 나오는데, 결과적으로 짠맛을 평소보다 덜 느끼게 한다네요.

최고의 가치로 칭송받는 '사랑'이 적어도 요리에서만은 마이너스 학점을 받는다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돌려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신라저축은행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신라저축은행은 과거 부실화된 텔슨저축은행을 홍준기 신라컨트리클럽 회장이 인수,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영현황은 아직 좋지 못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영업정상화에 주력하고 있어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라저축은행을 지켜보면 '인사'라는 중요한 과제부터 단추를 잘못 채우지 않았나 우려됩니다. 우선 임원진이 규모에 맞지 않게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신라저축은행에는 대주주인 홍준기 회장을 포함해 무려 11명의 이사들이 있고, 이 가운데 사외이사가 무려 6명이나 됩니다.

특히 사외이사는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겠지만 신라의 경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들의 연령이 급변하는 금융업계의 트랜드를 파악하기에는 지나치게 높고, 경력 또한 국회의원, 호텔경영, 관광사 대표 등 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외이사의 평균 연령은 74세이며, 최고령은 85세에 달합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라저축은행을 '노인정 저축은행'이라며 비꼽니다. 사외이사 대부분이 홍 회장과 오랜기간 연분을 쌓아온 터라 정실인사라는 시선도 있지요.

연륜이 깊으면 지혜도 깊고 훌륭한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신라저축은행 홍 회장에게도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대주주의 지나친 사람 사랑은 '사랑에 빠진 요리사'처럼 신라저축은행 도약에 소금을 뿌리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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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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