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황영기행장의 단검선물, 사실은…

[현장클릭]황영기행장의 단검선물, 사실은…

김진형 기자
2007.01.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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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가 되면 은행들마다 전국의 지점장들을 모아놓고 출발행사니, 전진대회니, 경영전략 워크숍이니 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합니다. 올 한해 농사를 잘 지어보자는 결의대회 같은 겁니다.

 은행마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민하는 게 1가지 있습니다. 바로 지점장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입니다. 선물 하나 정하는 게 뭐 그리 고민되냐고 할지 모르지만, 올해 경영전략과 맥이 닿는 의미를 선물에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물에 대한 고민은 지난해 황영기 우리은행장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황 행장은 지난해 1월 전국 영업본부장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본부장들에게 지휘봉을 하나씩 선물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지휘를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했지만 지휘봉 손잡이에는 작은 단검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 행장의 선물은 '경쟁에서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영업에 나서라'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자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점장들에게 펜을 선물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고객이 있는 곳을 정확히 찾아가라'는 의미로 '내비게이션'을,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영업현장을 발빠르게 누비되 건강도 챙기라'며 '만보기'를 각각 나눠줬습니다.

 은행장들의 선물은 지난해 영업전쟁에 나서는 각 은행의 결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데다 은행들 간의 신경전까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져 한동안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이런 일을 한번 겪었기 때문에 은행들마다 올해는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겁니다. 모은행 임원은 기자들과 만났을 때 선물 아이디어를 제공해 채택되면 그 선물을 주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사건의 발단이 된 황 행장의 단검은 단순한 해프닝이었다고 하네요. 지휘봉을 선물하기로 하고 실무자가 물건을 구입했는데 그 지휘봉에 단검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당연히 황 행장도 단검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요. 하지만 지휘봉을 받은 본부장이 검이 숨어 있는 걸 발견했고 '목숨 걸고 목표를 달성하라'는 의미로 해석한 것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황 행장의 별명이 '검투사'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확대 해석된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은행은 올해는 아무런 선물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선물을 할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지난해 단검이 든 지휘봉 선물이 너무 많은 관심을 끈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국민은행은 지점장들에게 '서류가방'을 선물키로 했으나 현장에서 나눠주지 않고 행사를 마친 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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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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