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올 때 우산을 뺏고 있다"며 중소기업인들이 은행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곳을 도와주기는커녕 경쟁적으로 대출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까지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것.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같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여신 취급이나 사후관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를 자금 회수라며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한다. 그간 중소기업에 자금지원 노력을 해왔음에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한다.
이렇듯 금융지원을 둘러싼 중소기업과 은행의 입장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8% 이상, 전체 고용종사자의 86% 이상, 국내총생산(GDP)의 46% 정도를 차지한다. 생산·판매 및 자금 면에서 불리한 여건에 있지만 고용 등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대기업 못지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내수 민감 업종이 대부분이다. 내수부진이 지속되면 은행의 지원과 관심없이 정상적인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은행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변함없는 자금 수요자인 중소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은행이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 관계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최근 '중소기업 워크아웃'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소기업 워크아웃'은 채권금융기관이 일시적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채무조정 등을 해줌으로써 회생을 지원하는 제도다. 어려운 때일수록 자금지원을 강화해주는 일종의 상생전략이다.
중소기업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도 경영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에만 매진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거래기업이 정상화될 경우 여신의 부실 발생을 막고, 자산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제도가 효율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해당 중소기업과 채권금융기관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은 경영악화가 현실화되기 전 선제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한다. 용이한 회생을 도모하기 위한 여건 조성에 힘써야 한다. 막연히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말고 자구노력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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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융기관도 워크아웃 실패시 돌아올 책임을 걱정하며 의사결정을 미뤄선 안된다. 투철한 사명감과 비전을 갖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감독당국에서는 양측의 상생노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금감원에 '중소기업 워크아웃지원반'을 설치했다. 기업의 워크아웃 애로사항은 해결해 주는 것은 물론 제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뒷받침을 하고 있다. 워크아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홍보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 중소기업이 신규 시설투자에 따른 일시적 자금난으로 주거래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러나 충분한 담보를 보유하고 있는 주거래은행이 거부한 사례가 지원반에 제보된 적이 있다.
금감원은 주거래은행만이 독자적으로 워크아웃 추진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며, 다른 거래은행과도 논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그 결과 부도위기에 직면한 해당기업이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얘기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상생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 워크아웃'이야말로 중소기업과 거래은행이 더불어 살아가는 대표적 사례다. 경제활성화의 화두로 떠오른 '동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