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은행들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2~3년만에 자산규모 3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시중은행과 손잡고 해외사업을 펼치는 곳, 대형 금융사에서 투자를 받는 곳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이는 그동안 저축은행의 목줄을 죄어왔던 각종 규제들이 해결돼 향후 성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저축은행중앙회 직원들의 퇴근시간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규제개선과 전체적인 업계 사업방향을 연구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중앙회는 업계 발전방안을 취합해 금감위에 전달했고 지금은 한창 검토가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개선안이 쉽게 허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목 좋은 곳에 않아서 성장판에 편승하는 먹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의 삼보저축은행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삼보는 예금유치와 여신처 발굴에 대한 노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연스레 고객을 쫓을까 하는 궁리만 하는 곳입니다. 여신액은 2005년 6월 83억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연말에는 19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영업에서 이미 손을 뗐다는 의미지요.
수신영업은 더욱 가관입니다. 고객을 받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업계 평균은 커녕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연 4.5%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4명의 직원에 2000명의 정리못한 대출고객 밖에 없으니 이미 존재가치를 잃은 상태입니다. 이런 기이한 행동은 업황개선에 편승해 두둑히 한 몫 챙기겠다는 과도한 욕심 때문입니다. 회사를 가볍게 만들어 매각을 쉽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삼보는 수년전부터 회사를 매각할 생각이었는데 이후 업황개선으로 저축은행 몸값이 올라가자 매각가격을 슬슬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경영권 프리미엄은 수십억원에 불과했는데 이후 100억·150억·200억원으로 높여 부르더니 최근에는 자산가치를 합쳐 800억원까지 요구한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삼보와 접촉해왔던 여타 저축은행 및 투자자들도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하네요.
주주입장에서 자산처분은 고유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한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고객들의 소중한 자금을 받아 운영하고 부실이 발생하면 국민의 공적자금까지 투입된다는 것입니다.
자력으로 회사가치를 높이지 않고 부동산 알박기처럼 여건변화에 편승해 이익을 챙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더구나 공신력이 갖춰지기 시작하는 업계에 고추가루를 뿌리는 것은 더더욱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