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내수침체와 이에 따른 고용불안이 심각한 우리나라 경제여건상 주택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고용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 민간주택시장은 정부의 공공역할 확대정책에 따라 설 땅이 점점 좁아져 고사위기에 놓여있다.

참여정부들어 십여차례 넘게 발표한 부동산대책의 근간이 민간주택시장에 대한 고강도 규제강화와 공공의 민간주택시장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시범공급키로 한 '반값아파트'로 포장된 환매조건부 임대주택, 토지임대부 주택, 공공택지에 대한 주택공영개발제 적용 확대 등이 민간주택산업을 고사시키는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처럼 정부가 민간주택시장에 과도하게 간섭해 결과적으로 기능을 위축시키는 정책들은 단기적으로는 집값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급에 의한 가격하락이 아닌 정부의 규제에 힘입은 잠시 반짝 약효를 보이는 일종의 ‘마취제‘와 같은 것이다. 마취가 풀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 급등과 같은 커다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간부문의 주택공급이 큰 폭으로 줄면서 공급부족사태가 우려된다. 전체 주택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부문의 주택공급이 급격히 위축될 경우 2~3년 뒤 주택대란이 불가피하다. 1.11대책은 이런 공급부족사태를 더욱 심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주택공사가 중심이 되어 시행되고 있는 공공택지 공영개발제도 확대는 시급히 철회되어야 한다. 공영개발이 확대되면 민간업체들은 전근대적 하도급 시공업체로 전락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민간 주택건설시장의 위축을 야기함으로써 주택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고, 아파트 품질도 저하돼 주거수준이 하향평준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공사나 도시개발공사 등 공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중대형평형의 분양주택사업의 시행자가 되어 민간주택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은 본연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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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부 주택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2위 수준의 자본주의 경제대국이다. 언제라도 기회만 오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유동자금이 500조원에 이른다. 정부의 힘으로 모든 계층의 다양한 주택의 가격을 일일이 통제할 수 있는 경제규모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주택수급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택지공급시스템을 손질하고 낙후된 주택금융제도를 조속히 선진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품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고, 이들이 손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연초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정책의 중심을 '가격안정'에서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거복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는 늦었지만 반가운 얘기다.
다만, 공공부문의 역할증대가 민간부문의 주택시장을 침범해 경쟁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 공공택지 공영개발확대를 통해 '민간주택시장의 파이'를 줄여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지금이라도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을 염두에 둔 정부의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주택정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