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젤Ⅱ와 블루오션

[기고]바젤Ⅱ와 블루오션

문종진 금융감독원 신BIS실장
2007.03.28 13:49

 최근 은행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신BIS비율규제(바젤Ⅱ)가 내년 1월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된다.

 바젤Ⅱ란 선진 금융기관들의 위험관리 노하우를 토대로 마련된 전사적 위험관리체제를 바젤협약이라는 준(準) 규정화 제도 틀에 반영한 것으로, 이를 국내 규정에 잘 반영·지도할 경우 국내 은행의 위험관리능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레벨업되는 일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선도적으로 바젤Ⅱ를 준비해왔고,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아시아지역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요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향후 성장동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자본시장 개방정책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으로 거듭난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금융업을 21세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국내 은행업계의 최대 화두는 블루오션 창출이다.

 국내 시장은 국내 은행간 경쟁에 외국계 은행까지 가세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한 지 오래다. 더욱이 한·미 FTA 타결로 금융시장 개방이 이루어질 경우 이러한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국내 은행들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는 수많은 위험이 잠재돼 있다. 과거 종금사들이 해외 진출에 실패한 이유는 단기 외채를 차입해 동남아지역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위험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바젤Ⅱ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위험관리 경험과 노하우는 해외 진출에 따른 다양한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더욱이 직접적인 수익창출도 가능한 블루오션 개척을 가능케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아시아국가와 영업환경 및 금융인프라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동 국가에 보다 나은 바젤Ⅱ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장기 관점에서 볼 때 컨설팅을 통해 얻은 현지 경험 및 네트워크는 해외 진출 시 성공적인 현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감원도 아시아 신흥국가의 바젤Ⅱ 준비에 대한 자문 제공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베트남의 최대투자국으로 입지를 굳히는데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역할이 컸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증권거래시스템이 없던 베트남에 14억원을 투입해 기자재 및 관련 교육을 제공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구축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증권사가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아 비싼 수업료를 치른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10년간 배운 노하우와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그간 지출한 수업료도 결코 아깝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70년대 중동에서 건설 한류를 일으킨 건설산업, 90년대 후반 아시아 연예 한류의 주역인 엔터테인먼트산업과 같이 2000년대에는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아시아지역에서 금융한류를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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