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러스FTA,10년만의 전환점

[기고]코러스FTA,10년만의 전환점

김보영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
2007.04.05 14:04

4월2일 오후 1시.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4개월 만에 타결됐다. 한·미(KORUS·KOREA+USA) 양국이 불협화음이 아닌 한목소리로 '코러스'(합창)를 했다.

 한국은 세계 무역규모 11위 국가다. 무역으로 먹고 산다. 이번 협정이 앞서 이뤄진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FTA와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 양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품목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중 94%의 품목은 즉시 또는 3년 이내에 폐지하기로 했다. 빠른 속도다.

중장기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발표도 뒤따랐다. 양국은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권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중국의 표정도 재미있게 보도됐다.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는 게 골자다. 동북아 FTA 결성에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달리 한국은 '중국의 저가격'과 '일본의 고품질'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다.

 2006년 현재 대미 수출 증가율을 보면 중국 18.2%, 인도 16.1%, 대만 9.7%, 일본 7.2% 등인데 비해 한국은 4.7%에 불과하다. 1995년부터 10년간 미국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중국은 6.1%에서 15.5%로 높아졌다. 한국은 3.3%에서 2.5%로 오히려 하락했다. 대미 수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 상품의 미국 내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한국산 모직물의 경우 관세 25%를 철폐하면 현재 ㎡당 5.5달러에서 4.1달러로 가격이 떨어진다. 오히려 4.8달러인 중국산보다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장밋빛 측면만 있는 것도 아니다. FTA 타결 그 자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층 빛을 발하려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우리의 응전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소득증대나 소비자후생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지만 농업·서비스업·중소기업·자영업 등 소외된 분야에 대한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합리적 수준에서 해소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경제는 IMF체제 이후 10년 만에 또한번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 신성장동력의 디딤돌이 될지, 걸림돌이 될지는 타결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천연가스 서비스분야는 이번 협상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미국은 약 5억톤의 천연가스를 소비하는 세계 제1의 소비대국이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는 2015년쯤 현재 1위인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상을 계기로 경제협력 정신의 연장선에서 양국간 에너지 확보도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간 LNG 현물 구매와 스와프뿐 아니라 천연가스전 개발·생산(E&P)을 위해 협력의 장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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