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미 FTA와 환경보호

[기고] 한·미 FTA와 환경보호

이재형 고려대 법대 교수
2007.04.09 12:41

한·미 양국은 4월2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했다. 양국은 앞으로 협상 결과의 득실을 계산하여 이를 비준할지를 결정하는 국내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대미 수출 증대, 국내 제도와 산업구조의 선진화, 국내외 공급자 간 공정경쟁을 통한 소비자 이익의 극대화 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FTA 타결은 환영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 진행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비준 과정에서 더욱 부각돼 쟁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일부는 FTA가 환경보호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위협하고 궁극적으로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특히 자국의 수출 증대를 위해 우리 상품에 대한 환경기준을 완화하도록 요구할 가능성과 간접수용에 대한 투자자·국가 중재제도의 도입이 환경 주권을 무력화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한·미 FTA 환경협상 내용을 본다면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상품의 환경기준을 설정하는 권한은 우리나라의 주권사항이며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 FTA는 이를 명문으로 보장한다. 다만 국내 환경기준은 원칙적으로 국제표준에 부합해야 하며 무역에 대한 위장된 제한이 아니어야 한다.

그리고 간접수용에 대한 투자자·국가 중재제도는 단순히 투자자의 손실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투자자가 우리 정부의 조치에 의해 투자자산을 현저히 상실할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나아가 한·미 FTA는 해외투자를 차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환경조치와 같은 공공복리를 위한 정부조치를 간접수용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또 한·미 FTA는 무역 또는 투자를 촉진할 목적으로 국내 환경보호 수준을 약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상품 또는 서비스 교역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환경보호 수준을 하향 조절하는 입법을 금지함으로써 환경보호에 기여한다.

그리고 한·미 양국은 자국의 환경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의무를 지닌다. 따라서 무역이익을 위해 환경법규를 위반하는 행위를 제재하지 않거나 경미하게 제재하는 것은 FTA 위반이며 이는 제소대상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 체결로 환경관련 비정부단체(NGO)의 역할이 증대돼 환경보호에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한·미 FTA에 따르면 NGO는 정부에 환경법규의 집행에 관한 의견을 표시할 수 있고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한 경우 정부는 이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환경 관련 규정들로 인해 한·미 FTA는 환경보호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미국은 환경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FTA와 별도의 환경 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 협정에 의해 양국은 환경보호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 교환을 하며 관련 노하우를 이전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미 FTA는 우리 환경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국내 환경보호를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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