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작전의 추억

[기자수첩]작전의 추억

전필수 기자
2007.04.24 08:14

100일만에 162배, 최저가 대비 200배 상승.

지난 2000년 우리나라에 인수후개발(A&D)라는 낯선 용어를 소개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최유신씨의 리타워텍이 남긴 화려한(?) 기록들이다. 이 기록들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기록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 이상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아찔한 고공행진 챠트를 볼 수 없다. 이미 4년전 퇴출됐기 때문이다.

리타워텍이 사라진지 4년. 또 하나의 괴물이 코스닥에 출현했다. 최근 주가조작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L사가 그 주인공. L사는 리타워텍처럼 폭발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인 리타워텍과 달리 200일간 조금씩 꾸준히 오르며 50배 올랐다. 덕분에 시장의 감시 시스템을 상당기간 교묘히 빠져나갔다.

리타워텍이나 L사 만큼은 아니더라도 해마다 증시에선 단기간 대박을 터뜨리는 급등주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10일을 넘는 상한가 행진으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부추긴다. 바이오, 나노, 자원개발 등 잘되면 기업가치가 수십, 수백배씩 오를 듯한 재료들이 그럴듯 하게 포장된다.

어느 정도 급등한 시점부터는 목표주가도 그럴 듯 하게 나돈다. 1000원에서 5만원까지 올랐던 L사 목표 작전가는 50만원이란 설이 돌았다. L사 이전 최대 작전이었던 세우포리머의 경우 870원에서 1만원까지 가면서 나온 목표가는 1만5000원이었다. 목표가 산정의 근거는 의외로 단순하다. 작전세력들이 그 가격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돌았던 작전 목표가 중 목표가에 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목표가가 시중에 유포될 시점이 고점 근처다. 시장에 얼마가 목표가다 하는 얘기가 돌기 시작하면 주가는 보통 평소보다 더 빨리 상승한다. 급한 마음에 작전주를 덜컥 잡으면 대부분 상투다. 남은 것은 수십배 대박이 아니라 몇분의 1토막으로 줄어들거나 깡통이 된 계좌다.

급등주들의 끝이 좋은 경우도 찾기 힘들다. 대부분 오른 속도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주가는 오르기 전보다 더 망가진다. 심지어 휴지조각도 된다. 그런데도 작전이란 얘기만 들어도 손이 근질거리는 투자자들은 증시보다 도박장을 찾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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