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대문구 소재 한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모씨(38세)는 2004년 영등포역 광장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밥 한끼 먹기도 힘든 생활을 하던 어느날 낯선 남자가 다가왔다. 그는 김씨에게 주민등록증을 빌려주면 1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귀가 솔깃해진 김모씨는 당장의 궁핌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의에 응했다.
1년이 지났을때 노숙인 김모씨는 어느 술집 사장으로 명의 도용됐고, 고의 부도와 2억원의 채무를 진 악덕 경제사범이 되었다.
# 2. 용산구 소재 노숙인 쉼터에 입소한 최모씨(52세)는 거리 노숙을 하던 2005년 영등포역 대합실에서 한 남자로 부터 10만원을 받고 주민등록 등본을 발급해 줬다.
2개월 후 최씨는 본인 명의로 휴대폰이 5개 가입돼 있었고, 월 500여만원의 요금 청구서가 배달됐다. 최씨는 요금 연체에 따라 신용불량자가 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노숙인들의 주민등록 대여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 관내 주요 지역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월1회 이상주민등록 대여의 위험성에 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말소된 주민등록 재등록, 신용회복, 일자리 알선, 자활의 집 제공 등의 자활 프로그램을 통해 조속한 사회 복귀를 추진한다.
시의 조사결과 2007년말 5월말 현재 노숙인 600여명 중 최씨와 김시처럼 명의 대여나 불법 명의 도용을 당한 사람은 79명으로 나타났다.
노숙인 210여명은 주민등록 말소자로 의료혜택·일자리 갖기·신용회복 지원 등 각종 지원 혜택을 못 받고 있다. 400여명은 부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중 1억원 이상 부채자도 82명에 달했다.
관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 2200여명 중 5%인 120여명이 비실명이거나 주민등록 말소자이고, 신용불량 노숙인도 20%인 450여명이나 된다.
시는 노숙인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담보호센터와 자치구의 시민단체로 13개반 57명을 순찰반과 상담반으로 나눠 노숙인 시설 입소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랜 노숙생활로 경제적 궁핍상태에 있는 노숙인들이 악덕업자에게 금품을 받는 댓가로 주민등록 등본이나 인감을 대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는 이들이 불법 행위에 악용돼 피해를 입는 것을 막고 이들의 신용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