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보 이어 화이델도 주가조작 파문

루보 이어 화이델도 주가조작 파문

이규창 기자
2007.06.21 08:46

4500명에게서 750억 모아 3달새 50배↑…960억 부당이익 챙긴 회장 구속영장

'코스닥 800' 시대를 연 지 3일만에 화이델인베스트코리아의 주가조작 파문이 불거지고 있다. 루보에 이어 다단계 조직이 코스닥회사의 주가조작에 연루된 또 다른 사례가 드러나면서 '주식 다단계'의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노원경찰서는 19일 화이델인베스트코리아의 K회장, K사장에 대해 주가조작, 유사수신 및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유사수신 행위에 가담한 다단계 조직 최상위 직급자 68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 때문에 화이델인베스트코리아가 실질소유한 코스닥회사 화이델SNT와 유니보스는 20일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다. 불과 2.63 포인트차로 코스닥 800선이 깨진 데는 이들의 하한가도 한몫을 했다.

△'주식 다단계'로 개인투자자 2중 피해

빌린 돈으로 코스닥회사를 인수해 투자금 없이 수십억을 거머쥔 사례도 있지만 '주식 다단계'는 개인투자자에게 받은 돈으로 주가를 올려 돈을 번 뒤 이를 돌려주지 않아 2중으로 이득을 취한 악질적인 사례다.

경찰에 따르면 K회장 등은 다단계 조직을 통해 투자자 4500여명을 끌어모아 7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자금으로 화이델SNT(구 삼원정밀금속)를 인수했고 주가가 500원에서 1만4100원까지 50배 이상 급등하는 데는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K회장 등은 자전거래를 통한 주가조작으로 420억원을 챙겼지만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대신 자본잠식 상태로 가치가 없는 비상장회사 화이델인베스트코리아의 주식을 배당해줘 다시 54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뒤로 챙긴 이득이 총 960억원에 달한다.

400% 수익률 등 달콤한 말에 속아 구좌당 1000만원씩 투자한 개인들은 간접적으로 주가조작 범죄에 가담한 꼴이 됐지만 정작 돈을 벌기는 커녕 '휴지조각'에 불과한 비상장 주식을 배당받아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코스닥 봉이 김선달, '무일푼 투자'에서 '다단계'로 진화

무일푼에서 빌린 돈으로 코스닥회사를 인수해 수십억을 거머쥔 '봉이 김선달'의 사례도 있지만 최근에는 다단계 조직까지 동원하며 진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코스닥회사를 인수한 A씨는 원금을 보장하는 대신 수익금의 50%를 받는 조건으로 지인들과 금융부티크로부터 수십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같은 '무일푼 투자'는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범위가 한정된다. 그러나 '무일푼 투자'가 다단계 조직을 만나 불특정 다수에게서 거액의 자금을 손쉽게 마련하면서 피해범위와 금액이 수백억대로 커지게 됐다.

루보에 이어 화이델SNT가 경찰 조사결과 '무일푼'으로 손쉽게 부당이득을 취한 '주식 다단계'의 사례로 드러나면서 또 다른 유사 범죄가 벌어질 우려가 제기됐지만 화이델이 유사수신행위로 덜미가 잡혀 이 같은 우려가 조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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