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직후 펀드가입 600%대 기록중

'9·11'직후 펀드가입 600%대 기록중

오승주 기자
2007.06.21 14:08

[주식으로 대박난 사람들]③ 펀드투자 성공기

펀드는 직접투자보다 단기간에 대박 수익률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은근한 장맛’이 있다.

마치 ‘거북이가 토끼를 추월하는 재미’가 있다. 단기간에 몇백%의 수익률은 어렵지만 오랜 기간동안 펀드에 묻어둔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일부는 수백%의 수익을 터뜨리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확신이 있었다=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모씨(60)는 지난 2002년 7월 대한투자증권 지점을 찾아 ‘대투 클래스원 블루칩 바스켓’펀드에 가입했다.

사업을 통해 20억 이상의 여유자금을 가진 이씨는 ‘펀드가 주식투자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수익이 높다’는 상담을 한 뒤 4억4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직원에게 내밀었다. 이후 이씨는 5년간 펀드 계좌도 쳐다보지 않았다.

담당 직원이 간간이 수익에 대해 전화로 알려주기는 했으나 수익 변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잊어버린 셈’치고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놔뒀다는 게 이씨의 설명. 그래도 그는 당시 코스피지수가 710~750선을 오르내렸지만 향후에는 반드시 주가지수는 물론 기업들의 개별 주가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현재 170%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4억4000만원이 12억7000여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펀드를 환매할 생각이 없다.

한국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만큼 펀드 수익률도 동반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대한투자증권 일선 영업점의 한 직원은 “펀드투자자들이라면 수익이 어느 정도 났을 때 환매시기를 문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씨는 꾸준히 펀드를 유지했다”며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의 묘미=경북 경주의 김모씨(65)는 요즘 3500만원 남짓이던 투자금이 2억5000만원으로 크게 불어나면서 흐뭇한 마음이다. 그는 2001년 9.11테러 다음날 거치식 펀드에 가입했다. 펀드는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친구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서였다. 당시 모 증권사에서 일하다 미래에셋으로 이직한 친구가 ‘펀드 하나만 들어달라’고 청탁했다.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는 펀드라는 설명에 반신반의하면서 가입했다.

9.11테러 다음날인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540.57에서 475.60으로 12.02% 폭락했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펀드를 매입한 김씨는 지금까지 계좌를 유지하면서 644%의 기록을 올렸다.

“6년전만 해도 펀드라는 건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많았죠. 친구가 권해서 들긴 했지만 썩 내키지는 않았어요. 솔직한 마음으로 당시에는 ‘그냥 날리면 날리자’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지금 이렇게 고수익이 나서 노후 여유자금이 되니 ‘그 때 참 잘했고 친구가 고맙다’는 생각뿐입니다.”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때 환매 욕심도 들었다. 하지만 직접투자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경험이 지금껏 펀드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펀드의 묘미에 빠진 김씨는 요즘 리츠펀드와 해외 펀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김씨는 “펀드 가입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것은 펀드매니저보다는 회사 최고책임자의 면면이다”며 “최고책임자의 리더십에 따라 펀드 운명도 좌우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대 후반의 직장인 김미연씨는 2004년 말 펀드 투자를 시작했다. 혼합형 펀드로, 월 10만원씩 '그냥 한번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몇달 해보니 적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았다. 그동안 은행이자만 받아보던 김 씨에겐 돈 불어나는 재미가 붙었다.

2005년 3월, 기존의 펀드를 환매하고 '동양모아드림적립식주식1호'에 가입했다. 월 100만원씩 그냥 '믿고 붓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사정상 납입을 중지했지만 그냥 둬도 수익률은 불어난다는 생각에 펀드를 환매하지 않았다.

20개월간 펀드에 적립한 돈은 2000만원. 21일 현재 수익률이 49% 정도로, 2년여 동안 1000만원이 늘어났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시작한 펀드인데 수익률이 한 번도 마이너스인 적이 없었어요. 증권사 창구 언니도 계속 좋을 거라고 해서 그 뒤론 수익률 안 보고 잊고 지냈습니다." 펀드로 차곡차곡 쌓은 돈은 결혼 자금에 보탤 생각이란다.

# 대학원생인 박정아 씨(29)는 직장에 다니던 지난 2005년 7월, 적립식 펀드 세 개에 가입했다. 증권사에 다니던 친구 돕는 셈 치고 3개 펀드에 20만원씩 매달 붓기 시작했다.

세 펀드 모두 각 운용사의 '대표펀드'로 수익률이 꽤 괜찮았다. 신영고배당 펀드, 미래에셋인디펜던스2호 펀드, 푸르덴셜밸류포커스 펀드였다.

1년간 240만원 씩 붓고 난 뒤 납입을 중지했지만 펀드를 환매하진 않았다. 21일 현재 세 펀드는 각각 362만원, 381만원, 356만원으로 불었다. 수익률이 53%에 이른 셈이다.

2년 가까운 지금 어느새 1000만원이라는 목돈이 마련됐다. 지난달 결혼한 박 씨는 펀드를 환매할까 잠시 고민했다고 한다.

"결혼 비용에 보탤까 고민했지만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좀더 두기로 했어요. 결혼할 때만해도 1600이던 주가가 지금 1800까지 올랐으니 두길 잘했죠. 이제는 남편 몰래 '비자금'으로 쌓아 둘까 해요."

지난해 12월부터는 세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미래에셋인디펜던스 2호 펀드를 하나 더 들었다. 매월 40만원씩 납입, 7개월이 지난 현재 수익률은 3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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