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실형, '재판 태도'도 영향

김승연 회장 실형, '재판 태도'도 영향

양영권 기자
2007.07.02 12:43

보복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한화(111,500원 ▲400 +0.36%)그룹 회장에 대한 판결은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실형이 선고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격앙된 여론이 반영된 판결로 해석된다. 또 김 회장이 기소 이후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보인 태도도 판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 범행을 '사적 보복을 위해 대기업 회장이라는 사회적 지위와 조직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아들을 폭행한 가해자에게 훈계를 하거나 피해변상을 요구하고, 심하면 형사 고소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가해자를 찾아 직접 폭력을 행사한 것은 '기본 상식과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지난 4월 말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일관되게 일었던 김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기소된 이래 두 차례 재판을 받으면서 시종 일관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자숙'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피해 합의가 이뤄진 폭력 사건이기 때문에 집행유예 선고가 거의 확실하다고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대부분 법원 고위직 출신의 초호화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면서는 미소 띈 얼굴로 방청석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 회장은 검찰 및 변호인 신문에서 비속어를 동원해 폭행 장면을 설명했으며, 검찰이 추가 기소 등으로 재판을 끌 듯한 태도를 보이자 변호인 등을 통해 빠른 재판 진행을 촉구했다.

또 범행을 부인할 경우 뉘우치지 않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범행을 모두 시인하면서도 흉기 사용에 대해서는 "인정은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애매모호한 태도였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수사 초기에는 청계산에 간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가 구속이 되자 범행을 일부 인정했고, 법정에서는 다시 쇠파이프를 든 적이 있다고 하는 등 진술을 여러차례 변경한 것에 대해 '법 경시 태도'라고 일갈하고 이를 고려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의 눈에 비쳐진 김 회장의 태도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표현으로 보인다.

2일 선고 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을 절반 정도 채운 한화 관계자들은 선고 직전 대부분 낙관적인 분위기였다. 한화 측은 이날 김 회장이 석방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갈아입을 사복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가 "김 회장의 처벌로 회사 업무에 큰 지장과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책임에 상응하는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히자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김 회장의 표정도 이전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15분 정도 진행된 공판 끝에 실형 선고가 내려지자 피고인석에 있던 김 회장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침통한 표정으로 변호인석에 무엇인가 말하려 하다가 법무부 호송관 등에 의해 피고인 대기실로 다시 들어갔다.

김 회장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김 회장의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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