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상향조정 임박..한국 홀대 심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3일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상향절차(review for possible upgrade)'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통상 상향절차에 착수한지 2-3달 후에 조정이 이뤄진 과거 사례를 볼때 이르면 8월쯤 신용등급 상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5년만에 A3에서 A2로 1단계 올라간다. 일부에서는 2단계 건너뛴 A1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무디스가 2단계나 올려줄 거면 이미 예전에 신용등급 상향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신용, 말레이시아와 같아=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무려 5년만의 일이다. 무디스는 지난 2002년 3월에 한국을 A3로 올린뒤 현 수준을 유지했다. 겨우 작년 4월에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을 뿐이다.

이와관련 무디스의 한국 홀대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디스가 책정한 한국의 신용등급 A3는 총 21개로 이뤄진 등급중 7번째 수준인데 외환위기 이전에 받았던 A1과는 아직도 2단계나 차이가 있다.
무디스는 현재 일본과 싱가폴,프랑스,영국,독일 등에 국가신용 1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홍콩,대만 등 우리와 경쟁국은 4번째 등급인 Aa3, 그리고 중국,헝가리,이스라엘 등은 6번째 등급인 A2로 책정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와 같은 A3, 태국,멕시코,남아공은 한국보다 한단계 낮은 Baa1이다.
한국이 한단계 상승하면 중국과 같은 A2가 된다. 하지만 무디스는 최근 중국에 대해서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절차에 착수해 여전히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결국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중국보다는 한단계 낮고, 쿠데타가 빈발하는 태국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의 이같은 평가는 여타 신용평가사와 비교해봐도 심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로 미국계인 무디스, S&P와 영국계인 피치가 손꼽힌다. 무디스가 5년만에 뒷북 조정에 나섰지만 피치와 S&P는 이미 지난 2005년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각각 5등급,6등급인 A+, A로 부여했다.
◇무디스,지정학적 리스크에 과도한 비중둬= 무디스가 이처럼 한국에 유독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디스가 전통적으로 S&P,피치보다 북핵 리스크 등 지정학적 요인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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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무디스는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배경으로 건전재정 기조유지 등 한국의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2.13합의 이행절차 재개 등 북핵 관련 상황 진전을 꼽았다. 또 앞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결정할 주요 평가요소로 북한 비핵화 과정의 차질없는 이행을 제시했다.
일부에서는 토머스 번 무디스 부사장이 한국에 갖고 있는 개인적 편견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꼬집었다.
번 부사장은 국가신용등급 담당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동남아,중앙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담당하고 있다. 평화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부인도 한국인이다.
이때문에 지한파라는 평가도 받지만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증언하는 인사들도 많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본인이 한국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묘하게 꼬인 시각을 갖고 있고,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