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사 반발짝씩 양보가 급선무"

"이랜드 노·사 반발짝씩 양보가 급선무"

여한구 기자
2007.07.09 16:06

노동 전문가 주문-사측은 법 취지 살려야·노동계는 명분 집착 버려야

노·사의 극한대립 속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이랜드 그룹 비정규직 사태의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노동 전문가들은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리전 양상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현재 구도에서는 접점을 찾기가 난망하다는 게 한결같은 진단이다. 민주노총이 전면에 나서 점거농성을 주도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에서 노·사 일방의 양보로 문제가 해결되기는 불가능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갈등의 당사자인 이랜드 노·사가 문제가 불거진 비정규직 외주화에 대한 성실하게 교섭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노동부 노사관계조정팀 간부는 "지금처럼 사측이 무조건 양보해야 농성을 풀겠다는 노조의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는 사태해결을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랜드 노·사가 홈에버와 뉴코아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공통된 의견이다.

사측은 홈에버 비정규직 계산원에 대해서는 신청을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고, 뉴코아 소속 비정규직 계산원은 외주용역화를 추진하면서 집단 계약해지를 단행한 바 있다.

때문에 현재처럼 노조가 홈에버 비정규직 문제까지 함께 결부시킨다면 회사측에서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입지만 축소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랜드 사측에도 "비정규직 차별시정을 방지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경영상의 선택"이라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노조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다수다.

비정규직법 제정 취지가 비정규직 해고가 아닌 보호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 차원에서도 사측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근거에서다.

민주노총과 경총도 이번 이랜드 사태를 기선잡기용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노동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상급단체가 이랜드 문제에 개입할 수록 노·사 당사자의 입지는 줄어들고 현실과 괴리가 큰 명분에만 집착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시행의 주체인 노동부에는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개별기업의 경영행위를 정부가 좌지우지 할 수는 없지만 법시행의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행정지도와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될 수 있도록 공권력 투입 자제를 요청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노조에서도 먼저 농성을 풀고 사측과 성실교섭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헝클어진 단추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기업은 비용부담을 최소화시키면서 근로자는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서로 반발짝씩 양보해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본부장은 "불법은 아니지만 이랜드 사측이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너무 쉽게 비정규직 문제에 접근한 점을 개선하고, 노동계도 너무 명분에만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외주화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노동관련 전문가는 "비정규직법 시행후 첫번째 시험대로 이랜드가 부각되면서 사태가 더 꼬이고 있다. 남용을 막고 차별을 최소화시키자는 비정규직법 제정 취지를 살려 노사가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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