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주문시스템, 문제 있는거 아냐?"

"거래소 주문시스템, 문제 있는거 아냐?"

이학렬 기자
2007.07.25 14:44

서울證 매매정지·개장초 지수 기현상… 거래소 안이한 태도로 '일관'

서울증권(4,390원 ▲35 +0.8%)이 이틀 연속 거래가 정지됐다. 게다가 이날 개장 지수에서 20포인트이상 급락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거래소 주문시스템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문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자칫 주식시장 자체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證 이틀째 매매정지

증권선물거래소는 서울증권의 주문건수가 폭주, 오전 10시15분부터 30분간 매매를 정지시켰다고 25일 밝혔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주문폭주로 매매를 정지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거래소는 주문 폭주로 매매가 지연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매매를 정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전날에는 매매정지후에도 주문이 폭주, 동시호가때 매매가 이뤄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서울증권의 매매정지가 3일간 지속되면 체결수량 단위를 10주에서 100주로 상향조정키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즉, 26일도 주문폭주로 매매가 정지되면 27일부터는 100주 단위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말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주식시장총괄팀 황성윤 부장은 "서울증권이 주문폭주로 내일도 거래가 정지되면 모레부터는 체결수량을 바꿀 수 있는 세칙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6개 증권사 중 13개 증권사가 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며 "단주 처리 문제 등으로 3개 증권사가 반대하고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매지연, 소송움직임까지..日 도쿄거래소 CEO는 사임한 적도

서울증권은 매매정지 이전에는 매매체결이 지연됨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에서는 매매체결 전산시스템 오류 때문에 도쿄증권거래소가 거액의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 미즈호증권은 2005년 12월 주당 '61만원엔 1주'를 팔려고 했으나 키보드 조작 실수로 '61만주를 1엔'에 파는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트데이더는 이를 즉시 발견, 매매 취소 주문을 냈으나 취소되지 못해 미즈호증권은 2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봤고 당시 도쿄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개장지수, 30초사이 20p 급락 '기현상'

거래소의 주문시스템에 대한 우려는 이날 개장지수에서도 나타났다. 장초반 코스피지수가 30초사이에 20포인트이상 급락하는 기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개장지수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내린 1992.16이었다. 그러나 30초후 지수는 23.79포인트 하락한 1968.47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전 동시호가 예상지수는 25.33포인트 내린 1966.93으로 마감한 만큼 지수 형성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의 급격한 변화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장 초반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주문을 낼 경우 수십초 사이에 지수가 변동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를 지수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가 한꺼번에 매도 주문을 낼 리 없고 프로그램 역시 그렇게 짧은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거래가 재개된 SK를 지수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진중공업, CJ 등 지수회사로 전환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시장을 믿고 주문을 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함에 따라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 거래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으면 우려만 쌓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자칫 거래소가 '장난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오해까지 받을 수 있다"고 걱정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거래소 "어쩔 수 없다" 안이한 태도

그러나 이해당사자인 거래소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증권의 경우 선진국의 어떤 시스템이라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해명하기에 바쁘다.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2009년 차세대 시스템을 앞두고 과도한 시스템 증설은 과잉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전체 거래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서울증권만을 별도로 관리하는 그룹을 배정했다. 한 IT전문가는 "당장 시스템 용량을 늘릴 수는 없어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상장되는 종목을 관리하는 20개 그룹의 한그룹이 아닌 2개 그룹을 서울증권에 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매매정지되는 종목이 서울증권이 아니라 삼성전자 등 대형주였다면 거래소가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라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가 개인투자자들이 집중하는 종목에 대해 조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