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거래정지...업계 "액면병합 필요"
서울증권(4,390원 ▲35 +0.8%)임직원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주가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경영진의 의지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최근 급등, 시장내 위상이 커진 것은 고무적이다. 시가총액만 보면 대신증권과 '맞짱'을 떠도 될 정도다.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통해 큰 평가이익을 내고 있고, 새로 주인이 된 유진기업도 '대박' 투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연일 매매가 정지될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부담스런 사랑'을 받고 있다. 보기 드문 이상현상으로 언론의 집중조명도 한몸에 받고 있다. 당장 머니투데이 인기검색종목에서 단골로 1위를 고수하는 중이다.
서울증권은 전날에 이어 25일에도 매매가 정지됐다. 호가가 폭주해 증권선물거래소(KRX)의 시스템이 감당을 못하고 있는 것. 주가도 전날에는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더니 이날 들어서는 급락 후 급반등하고 있다. 주가움직임이 마치 코스닥시장의 투기적인 중소형주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부실기업의 대명사였던 하이닉스, 대우중공업은 대량 거래와 시세 급변으로 많은 후유증이 있었다.
서울증권측은 내심 자칫 거래정지나 급등락에 따른 이미지 훼손을 걱정하고 있다.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매수세가 몰리고 주가가 급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손실 등이 발생할 경우 원성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들은 거래소의 시스템 문제와 별개로 "현재 500원인 액면가를 5000원으로 올리는 액면병합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액면이 500원인 데다 올해 단행한 유상증자로 서울증권의 상장주식수는 5억4600만주로 불어났다.
대주주인 유진기업 지분이 24.4%로 그렇게 높지 않다보니 유통주식수가 막대한 것이다. 액면가 500원에서 주가가 '싸보인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는 개인의 매수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액면병합 등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래폭주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누명을 쓸 수 있고, M&A 등을 통해 그룹의 주력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금융기관 주가가 3000원대인 것은 '격에 맞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유창수 서울증권 부회장도 '주가가 금융회사에 맞지않게 너무 싸 보인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M&A 추진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실시하고자했던 액면병합을 서둘러야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서울증권의 한 임원은 비공개를 전제로 "아직 공개적으로 액면병합을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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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거래소의 시스템 문제가 이번 거래정지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액면병합은 회사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다만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성장 비전과 맞춰 탄력적으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증권주 급등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은 분명 부담이다. 다만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주가상승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호가폭주, 시세급변의 다른 주인공인 SK증권 역시 액면가가 500원이며 상장주식수는 3억2000만주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