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박재범 기자
2007.08.03 07:39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같은 뜻이라도 말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느낌이 달라진다. 그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

한나라당 '빅2'가 '말 한마디'를 놓고 한판 붙을 태세다. 경선룰 중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여론조사 질문 문항 얘기다. '어느 후보가 낫다고 보느냐'(선호도)와 '오늘 투표하신다면 누구를 지지하느냐'(지지도) 사이의 힘겨루기다.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회 산하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는 양측의 절충을 시도했지만 실패, '표결'을 통해 '선호도'의 손을 들어줬다. 지지도를 묻는 질문을 주장해온 박근혜 후보측에서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와 별개로 '말 한마디', '아'와 '어'를 어떻게 바꾸며 조율해왔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흥미가 적잖다. 당초 박 후보측의 안은 '만일 선생님이 한나라당 경선투표에 참여하셨다면 다음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였다. 지지를 묻는 차원에서 '투표'란 단어를 포함시켰다.

이명박 후보측은 '한나라당 대통령감으로 누가 낫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안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토론을 통해 절충안을 냈다. 절충안 문항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중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 '투표'를 뺐지만 '지지'란 단어가 들어간 만큼 박 후보측은 반대하지 않았다.

이에 이 후보측에서도 또다른 수정 제안을 내놨는데 그 문구가 '한나라당 후보로 다음 중 누가 낫다고 생각하십니까'다. 한번 더 수정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중 누가 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로 정리된다.

결국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중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중 누가 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간 싸움에서 후자가 승리(?)한 셈이다.

엇비슷한 말 같은데 뭘 그리 싸우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무엇을 묻느냐에 따라 수천표가 왔다 갔다 하기 때문. 다만 '정책'이나 '비전'이 아닌 단어 하나 갖고 싸우는 모습이 국가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쳐지진 않는다.

범여권의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후보 난립으로 고민중인 범여권은 결국 여론조사를 통해 '컷오프'를 하기로 점정 결정했는데 이 역시 무엇을 물을 지를 놓고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공직선거법에 여론조사 문항을 조문화해놓는게 나을 것 같다.

범여권은 오는 5일 대통합 신당 창당에 앞서 3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명과 정강정책 등을 결정한다. 당명은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란 긴 이름 대신 '대통합민주신당'을 쓰기로 했다.

'미래창조'가 빠진 데 대해 시민사회세력이 반발하고 있고 통합민주당측에서는 '민주'를 포함시킨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여기도 단어 하나 갖고 싸우긴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건 민주건 당명에 담기느냐보다 실제 구현하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다음은 3일 정치권 주요 일정

[한나라당]

-충북 합동연설회(오후 2시, 청주)

[대통합신당]

-의원총회(오전 9시)

-중앙위원회(오전 10시)

-부산시당 창당대회(오후4시, 부산)

[열린우리당]

-최고위원회의(오전 9시, 당사)

[통합민주당]

-중도개혁대통합 결의대회(오후3시, 백범기념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광주-전남 경총 조찬강연회(오전7시, 광주 무등파크호텔)

-신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오후4시, 부산 허심청)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KBS 이몽룡 인터뷰(7시15분)

-SBS 백지연 인터뷰(7시40분)

-새만금 락 페스티벌(오후1시30분, 군산 산업전시관)

-신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오후4시, 부산 허심청)

[한명숙 전 총리]

- 유비쿼터스 국민경선 모바일 투표 시연 및 토론회(오전10시, 국회)

[천정배 의원]

-충남 양돈협회 임원진 간담회(오전11시30분)

-신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오후4시, 부산 허심청)

[ 신기남 전 의장]

-유비쿼터스 국민경선 모바일 투표 시연 및 토론회(오전10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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