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中펀드…분산투자가 '대안'

'불붙은' 中펀드…분산투자가 '대안'

황숙혜 기자
2007.10.29 10:40

[머니위크]멈추지 않는 중국 쏠림…"유럽·브릭스 유망" 급부상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불붙은 '차이나 드림'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3조1066억원에 그쳤던 중국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7일 13조9854억원으로 4.5배 이상 늘어났다. 일부 은행의 경우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액의 80%가 중국 펀드에 집중돼 극심한 쏠림현상의 단면을 보여줬다.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중국행 러시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고성장에 대한 믿음과 장기적으로 장밋빛으로 물든 증시 전망, 최근 중국 관련 펀드의 고수익 등이 맞물린 결과다.

국내외 투자가들 사이에 중국 주가의 거품에 대한 경고가 연이어 나왔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까지의 대세 상승을 정해진 공식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돈을 묻기만 하면 고수익을 내줄 것이라는 일종의 '중국 펀드 불패 신화'가 만연한 모습이다.

투자가들은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에 대해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펀드 투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 쏠림 현상이 지나치고 △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고 △ 단기 급등에 따른 거품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이 뜨거운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몰빵'은 금물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분산 차원에서 투자하는 한편 적립식펀드를 이용해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중국 펀드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펀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독자적인 생산-소비 기반 갖춘 유럽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장차 일본과 미국까지 제치고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중국 펀드 광풍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국과 같이 고성장이 기대되는 아시아 이머징 마켓 펀드도 유망하지 않을까.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의 민주영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나타냈다.

민주영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대안으로 일본과 남미 등을 말하지만 사실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주춤할 경우 직간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굳이 분산 투자를 생각한다면 아시아 이머징 마켓보다 유럽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기술력을 갖춘 선진국인 서유럽과 값 싼 인력을 중심으로 고성장하는 이머징 국가인 동유럽, 풍부한 원자재를 가진 러시아로 크게 구분되며, 유럽이라는 대륙 내에서 생산과 소비의 기반을 갖추고 있어 중국이나 미국 경제의 부침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글로벌 경제는 큰 그림으로 볼 때 소비의 축을 이루는 미국과 생산의 축인 중국, 중동을 중심으로 원자재를 공급하는 지역으로 나뉘는데 중국이나 미국의 경제가 흔들리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또 서브프라임 부실과 달러 약세로 인해 미국의 소비가 위축될 때 중국과 인도가 미국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줄 것인가에 글로벌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볼 때 독자적인 생산-소비의 균형을 갖춘 유럽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국-미국을 축으로 하는 경제 균형이 흔들릴 때 안전판이 돼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중동·아프리카 수익은 멀고 리스크는 가까워

중국에 집중된 펀드보다 주요 이머징 마켓에 고르게 투자하는 브릭스펀드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의 경우 성장의 열매가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글로벌 기관 자금도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인이 베팅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강경률 SC제일은행 목동으뜸뱅킹센터 PB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이 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한편 브릭스펀드를 통한 분산 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지만 러시아는 원가개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고, 앞으로도 경제 부흥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동이나 아프리카, 일본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의견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국가의 고성장과 비교하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 또 중동과 아프리카는 원자재가 풍부하고,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지역이지만 정치적인 리스크가 가까이 느껴지는 반면 수익은 길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경률 PB는 "일부 자산운용사에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다"며 "이같은 프런티어 마켓은 정치적인 리스크와 달리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의 혜택이 기대되지만 분석 자료나 정보가 부족하고 투자자금 유입도 아시아에 비해 부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곳에서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굳이 막연한 기대만 갖고 보다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하는 프런티어 마켓에 투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쏠림보다 단기 시각·리스크 감내가 문제

재테크 전문가들은 중국 펀드의 환매를 권고하거나 현 시점에서 신규 가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펀드에 가입할 때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1년 동안 중국 펀드에서 100% 안팎의 수익률이 나왔다는 말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중국 펀드에 묻겠다고 덤비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투자자세가 아니라는 것.

또 '베이징 올림픽까지 대세상승'과 같은 자신만의 시장 예측을 세워 놓고 단기 매매를 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방법으로 꼽힌다.

민주영 선임연구원은 "주가가 떨어질 때 투매에 가담하는 것도 문제지만 급등할 때 대중의 움직임에 휩쓸려 추격 매수하는 것도 잘못된 투자 자세"라며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장기 성장성이 부각되는 자산 시장에서도 균형 감각의 유지는 중요한 덕목"이라며 "국내외 위험자산의 단기적인 유동성 쏠림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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