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낸 세금·권리 되찾아야 조세개혁"

"더 낸 세금·권리 되찾아야 조세개혁"

이재경 기자
2007.11.18 18:20

[머니위크]연말정산/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 인터뷰

"결국 복잡한 세법이 문제다. 게다가 매년 더 복잡해지고 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연말정산의 가장 큰 문제를 세법 자체에서 찾고 있다. 사실 직장인의 입장에서도 연말정산만 되면 고민이 되는 부분이 소득공제대상을 찾는 것이다. 매년 똑같이 소득신고를 하지만 환급금액은 그때그때 다르다. 매년 그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세법이 복잡해서 일반인들 뿐 아니라 전문가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일반인들은 몰라서 환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납세비용'이라고 정의했다. 몰라서 환급받지 못하는 것, 고의가 아닌 실수로 의도치 않게 더 많이 환급받는 것 모두가 납세비용이다. 전자는 나라의 세수에 충당된다. 하지만 후자는 부당공제로 사후 추징대상이 된다. 심지어 국세청이 납세자의 회사에 통보해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법률을 모르는 납세자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납세자연맹은 그래서 '연말정산 환급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년간 몰라서 환급받지 못한 국민의 세금을 찾아주고 있다. 지금까지 연맹을 통해 환급받은 사람은 모두 1만5000여명. 금액으로는 110억원 규모다. 연맹에서 환급운동을 펼치지 않았다면 국가가 절대 돌려주지 않았을 돈이었다.

국세청이 국민들에게 세법을 알기쉽게 소개하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실질적으로 부양하는 소득금액 100만원 이하의 직계존비속은 소득공제가 된다'라고만 하고 '별거하더라도 부모님께 생활비나 부양비를 드리는 차남, 출가한 딸 등도 소득공제가 된다'는 설명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 법률 용어로만 보면 '직계존비속', '실질적인 부양', '소득금액' 등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일이다.

법원의 유권해석을 통해 소득공제가 가능하게 된 사례도 있다.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암환자 등도 세법상에서는 장애인으로 인정, 치료비 전액이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일반인들이 이런 것까지 알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이런 것 역시 알기 쉽게 홍보하지는 않는다.

김 회장은 세법이 복잡하고 세무당국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부의 세수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국민들이 모르면 모를수록 세수를 충당하기가 쉽다는 것. 물론 국민들이 미처 알지 못해 당하는 부당징수도 포함된다. 또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부당하게 징수당하는 세금은 연말정산 뿐이 아니다. 연맹은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한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 6만7000명에게 1174억원을 환급받도록 했다. 학교용지부담금의 경우 납세자가 심사청구를 못해 찾아가지 못한 분담금은 아직 2600억원이나 남은 상태다. 또 교통분담금도 894만건, 351억원을 돌려받도록 했다.

김선택 회장이 복잡한 세법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국세청 개혁과 맞닿아 있다.

김 회장은 최근 불거진 현직 국세청장의 뇌물수수사건을 계기로 국세청 개혁의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이 사건은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 소개로 알게 된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받은 1억원 중 6000만원을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줬다고 진술한 것.

그는 "한 회원으로부터 '세무공무원은 한 번 접대하는 데 500만원이 들어간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지난 40여년간 광범위하게 뿌리내린 세무당국의 부정부패는 생각보다 깊고 넓게 만연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적인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요구하는 개혁방안은 우선 연말정산의 사례처럼 현재의 국가우월적인 세법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몰라서 못 낸 세금에 대해서도 85%에서 많게는 100%가 넘게 가산세를 부과하는 현재의 세무행정이 문제라는 것.

더 근본적인 개혁방안은 미국의 사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제정했던 '국세청구조개혁법'을 우리도 마련하고 민간 전문가들에 의해 상시적으로 내부감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세무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고위공무원의 세무조사 압력금지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세무공무원이 압력을 받았을 때 신고하도록 규정해야 하고 만약 부당한 외부압력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형사처벌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국세청 개혁운동을 장기적인 투쟁으로 보고 있다. 현재에는 일반 납세자들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전문가들과 함께 조세개혁을 펼친다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납세자연맹은 그 어떤 정치세력과도 연대하지 않고 정부의 지원금도 전혀 받지 않는 비정부기구(NGO)로 그만큼 투명하게 싸워나가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당한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동참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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