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오현석의 세금이야기
용인에 사는 이모(45)씨는 거주지 세무서의 양도소득세 과세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에 필자를 찾아 왔다. 배우자, 자녀와 함께 세대를 이루며 살던 하나뿐인 주택을 지난해 매각하면서 보유 요건과 거주 요건을 모두 갖춰 당연히 1세대 1주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양도소득세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문제는 매각 당시 사업상 이유로 이씨가 서울의 본가로 주소를 옮겨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씨의 부모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 세무서는 이씨에게 매각한 주택이 1세대 1주택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양도소득세 과세예고통지를 보냈다. 이씨는 여러 차례 세무서에 질의했지만 개별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경우 납세자는 과세기관으로부터 과세예고 또는 세무조사결과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을 신청할 수 있다. 과세전적부심에서 납세자의 주장이 인용되지 않는 경우 세무서는 과세고지를 한다. 이때부터는 과세기관도 세금 징수를 위한 조치를 함께 한다.
납세자는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를 선택할 수 있다.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심절차이다. 심사청구는 국세청에, 심판청구는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에 청구한다. 심사청구나 심판청구에 앞서 관할세무서나 지방국세청에 임의적 절차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행정구제에 해당하며 이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으면 사법기관의 판결에 맡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무조사나 과세통보를 받은 경우 감히(?) 불복을 생각하는 납세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납세자가 공공연히 불복을 말하거나, 심지어 세무조사 중 국세공무원이 납세자에게 이견이 있으면 불복하라고 권장한다. 그 때문인지 조세불복 제기 건수는 해마다 늘어 관련 기관이나 부서가 확대되고 업무량도 엄청나게 많아졌다고 한다. 세무공무원을 늘리느라 혈세가 낭비되기도 한다.
이제는 조세불복에 대한 인식전환과 제도효율을 제고할 때다. 납세자의 '아님 말고'식의 무분별한 불복 제기는 자제하되 과세당국의 개선 노력 또한 요구된다. 과세전적부심과 이의신청의 인용이 현실적으로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조세불복 납세자들은 자연히 상급심 또는 사법기관에 의지하게 된다. 관할세무서 등 하급기관은 합리적인 법집행을 위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