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외국의 적대적 M&A에 대한 국내 외국인 투자제한 제도의 실효성 검토'
현행 제도 아래서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없고,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기업 경영권을 과잉보호하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영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WTO(세계무역기구) 팀장은 6일 '외국의 적대적 M&A에 대한 국내 외국인 투자제한 제도의 실효성 검토' 보고서에서 "국가 주요산업에 대한 외국인의 M&A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엑슨-플로리오법'과 같이 외국자본에 대한 포괄적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 유치가 경제난 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하에 정부가 강력한 외국인투자 유치 정책을 추진, 외국자본의 국내주식 취득 제한이 대폭 완화됐다.
현재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의한 총 1121개 업종 중 국방, 외무, 공공행정, 연금업, 교육 등63개 업종은 외국인투자대상 제외업종이다. 발전업, 송전업, 원자력발전 등 28개 업종에 대해 지분취득을 제한하는 방식의 외국인투자 제한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 제한이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산업은 정부 독점사업이거나 그 산업 내의 경영권 인수 등 경영권 변화가 정부의 인허가 대상인 산업이므로 외국인의 적대적 M&A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농어업과 내항여객운송업의 경우 현행법상 경영권 변화에 대한 규정은 없고 단순히 산술적인 외국인 지분제한만 있기 때문에 향후 산업이 발전하는 경우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또 '외국인투자촉진법'에서 외국인투자가 국가안보 유지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산자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고 있어 구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첨단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적대적 M&A의 경우 보호장치가 법제상으로 마련돼 있다.
따라서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기업 경영권의 보호수준을 현 수준보다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경영권을 과잉보호하는 것은 외국인투자 유치의 저해뿐 아니라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의 발현을 막아 국가경쟁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팀장은 "적대적 M&A가 성공한다는 것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 경영진과 대주주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보다는 효율적인 경영으로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 투자가들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경영권 방어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4,111명 읽는 중
그는 다만 "효율적으로 경영되고 있는 기업이 안정주주 부재 등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취약이나 일시적 주가의 저평가로 인해, 기업을 경영할 능력과 의사가 없는 단기투기자본의 적대적 M&A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에 대한 효율적 방어수단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공기업 민영화 시 공공이익을 위해 황금주 등을 도입, 정부가 보유한다면 인위적인 외국인 지분제한보다 사회적 비용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인 방어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효율적인 방어수단에 대한 논의와 함께 방어수단이 무능한 경영자의 지위 보전에 악용되지 않도록 방어수단 남용 방지의 원칙과 규제방법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