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유입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율 하락 원인..영세성 탈피 시급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연이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고 있다.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주주들의 지분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탑엔지니어링과 에스티아이, 신성이엔지, 디아이 등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적대적 M&A로 인해 경영권을 위협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최근 개인투자자인 손영태씨가 보유지분을 기존 6.48%에서 7.5%로 늘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손씨가 경영권 인수 등을 목적으로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며 “김원남 사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15.8%로 경영권 방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아이 역시 최근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미국 에볼루션캐피털이 보유한 전환사채(CB) 인수를 둘러싸고 적대적 M&A 시도가 있었다”며 “노승민 사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오성엘에스티 윤순광 회장이 백기사를 자청하고 CB를 인수, 최대주주인 성도이엔지에 이어 2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 위협으로부터 벗어났다”고 밝혔다.
신성이엔지와 디아이 역시 최근 적대적 M&A 시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신성이엔지는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귀뚜라미보일러가 보유한 9% 지분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8월 이완근 회장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을 18.17%에서 26.24%까지 끌어올리면서 경영권을 지켰다.
디아이는 올해 초 제너시스가 지분을 13.08%까지 끌어올렸으나 자회사 등을 통해 제너시스 지분 9.41%를 다시 매입하면서 사안이 종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업체들 상당수가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들의 지분율이 크게 떨어져 M&A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4년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등은 공격적인 신·증설 투자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 역시 급증하는 공급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 이에 필요한 재원마련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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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급성장을 지켜 본 타 업종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이 틈을 노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부품기업들도 기술과 생산 뿐 아니라 M&A 등 재무적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도 갖춰야 회사를 지키고 키울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