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의료평가에 대한 의료계 반응..일부선 "흐름 받아들여야"
최근 제기되고 있는 네티즌들의 의료기관 평가 움직임에 대해 당사자인 의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의 본질이 아닌 시설이나 서비스 등 이외의 것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김주경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14일 "환자들이 의료기관에서 경험하는 것은 의료의 질과 서비스 모두이지만 좋다, 나쁘다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에 한정될 것"이라며 "피상적인 접근을 통한 평가가 마치 전부인양 호도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의료서비스의 특성에 비춰볼때 직원의 친절도나 시설, 가격 등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것들로 이것들을 중심으로 한 평가는 진정한 평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의료기관은 제공하는 의료의 질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본질 이외의 것들이 우선시돼 제대로된 의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비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상업적으로 치우칠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관악구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K원장은 "네티즌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공간이 권력아닌 권력을 가지며 상업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로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병원정보 공유 카페들은 병원들에게 광고를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등 상당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를 하지 않을 경우 고의로 악의적인 글을 올려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악의적인 글을 올릴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평가는 자유이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환자들의 권리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환자권리팀 관계자는 "올라오는 정보들이 환자들의 취향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일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주관적인 정보조차 소중할 만큼 정보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경험 공유가 쌓이고 쌓이면 현실적인 정보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 흐름인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사들도 있었다. 가정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D원장은 "의료기관도 소비자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에서 언제까지 빗겨나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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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핵심은 의료소비자들이 의료의 본질을 평가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로 좁혀졌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의료정책고위과정 연구위원은 "환자들은 의료기관 선택에 있어 그 무엇보다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중시한다"며 "신뢰 여부를 환자들이 의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데에서 문제가 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절하되 능력없는 의사보다는 불친절하더라도 실력있는 의사들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문제는 이를 가려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네티즌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의료의 질적 측면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거르는 과정으로 발전한다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