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은행 인수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까지 연기금은 '금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제한) 규정에 묶여 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금지돼 왔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은행 인수는 당분간 현행대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곽승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위원은 7일 재정경제부 업무보고에 대한 브리핑에서 "연기금이 제한없이 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현행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며 "연기금 등의 은행 인수를 제한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데 재경부과 의견이 접근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위원회도 지난 3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연기금 등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의 단계적 완화 방침을 수용했다.
연기금의 은행 인수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민연금이 단독으로 또는 컨소시엄 방식으로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우리금융의 지분을 최대 20%까지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시 이 계획은 국민연금을 산업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는 현행 법규정 때문에 무산됐다.
현행 법상 국민연금처럼 비금융회사에 투자한 금액이 2조원을 넘는 곳은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국민연금은 산업자본으로 간주돼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가질 수 있고, 지분 4%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곽 위원은 그러나 기업의 은행 인수에 대해서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는 재경부와 인식을 같이 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시사했다.
이는 순수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허용할 경우 은행 대출 때 심사를 받아야 할 기업이 은행을 지배하는 '이행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재경부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의 은행 인수를 허용하는 전면적 금산분리 완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도 이날 인수위 보고에서 기업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대기업의 은행업 우회진입 가능성 등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법률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소유 한도를 4%로 엄격히 제한하는 나라는 없다"며 "재경부 측에 국내 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위해 역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했고, 방법론에서 몇가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말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은행 인수 제한도 완화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