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대책 투심에 긍정적이나 재료로 역할하긴 힘들어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75%포인트 금리인하에 이어 한국 정부도 증시대책을 내놓았다. 연기금의 자금 조기집행과 펀드 대량환매때 자금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반기에 집행할 연기금 자금을 상반기에 집행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미 연기금이 연간운용계획에 따라 조기집행하고 있는 만큼 신선한 뉴스는 아니다. 그런만큼 시장에 폭발력을 주기보다 지지력을 주는 정도로 역할할 전망이다.
올해 연기금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7946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밝힌 올해 연기금 추가 매수 규모는 9조원이다. 한달 평균 7500억원의 순매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연기금은 벌써 8226억원의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런(대규모 펀드환매)으로 유동성위기에 직면할 경우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도 투심을 안정시키는 분위기효과는 있지만 당장 가격에 영향을 주는 재료로 기능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화재가 났을때 기꺼이 달려가 소방을 하겠다는 의지인 만큼 일종의 "구두개입" 성격으로 보인다.
오히려 증시 자체를 겨냥한 직접적수단보다 경기정책이나 금리정책으로 기업이익에 영향을 주는 경제성장률이 처지지 않도록 하는 거시적 '단도리'정책이 증시에 더 단비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그리고 주가급락의 와중에서도 시장에서는 대규모 펀드환매(펀드 런)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너무 빨리 주가가 하락해 환매를 생각할 여유도 없었지만 적립식 펀드투자의 증가, 장기투자 관행의 확대 등은 과거와는 달리 펀드시장을 펀드런에서 떨어져 있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시장 규모가 커져 일정부분의 자연스런 환매는 감내할 만하다.
'펀드 런'이 발생했던 2006년 1월 유출규모 4000~5000억원이었다. 당시 주식형 펀드 규모를 고려하면 큰 규모지만 현재에는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의 1%도 안된다(22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72조원이 넘는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이 적립식 펀드인 만큼 1%도 안되는 환매는 염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일평균 500~1000억원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주식형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은 93~94%에 불과하다. 1%도 안되는 환매는 '펀드 런'이라고 규정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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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유동성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고 현금 비중 또한 높아 '펀드 런'에 따른 시장 교란은 적다"고 지적했다.
부시의 경기부양책은 실효성이 의심받으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시장이 확실함을 갈구하던 시기에 나온 부시행정부의 실망스런 정책은 투심을 대단히 연약하게 만들었다.
FRB의 대응도 아쉬움을 남겼다. 깜짝 금리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하락폭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400포인트 가까운 하락세를 100포인트대로 줄인 것에 그쳤다). 인하폭이 예상범위에 속해 있었던데다 그나마 일이 터지고 난뒤의 반박자 늦은 대응이어서 그렇다.
미국에 이어 나온 한국정부의 대책도 시장에 큰 감동으로 다가가진 않았다. 코스피는 19.40포인트(1.21%) 정도로 밋밋하게 반응했다.
시장은 기대이상의 스마트한 변화와 조치에 크게 반응한다. 언제나 답은 시장속에서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