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토불이' 설 쇠기

[기고] '신토불이' 설 쇠기

정경원 정통부 우정사업본부장
2008.02.05 10:44

올 설엔 身土不二 농수산물을 선물해 보자

음력 1월 1일은 우리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다. 설이란 말은 '사리다, 삼가다'에서 온 말로 '조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설다, 낯설다'라는 말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로 넘어가는 과정을 뜻하기도 한다.

설날이 언제부터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로 여겨지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에 새해아침에 서로 축하를 하며 왕이 군신에게 잔치를 베풀고 해와 달 신에게 제사 지내었다는 기록이 있어 설을 쇤 것이 오래됨을 짐작할 수 있다.

유래야 어쨌든 설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이니 만큼 복되고 탈 없는 한 해를 기원하는 매우 뜻 깊은 명절로 여겨져 왔다.

설날 풍습으로는 어른들은 주로 윷놀이·칠교놀이·투호놀이·고누놀이를 하고 아이들은 연날리기·제기차기를 하며 여자들은 널뛰기를 즐겼다.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새끼줄을 굵게 꼬아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고싸움놀이도 했다.

어른들에게 공경의 마음을 표시하는 예의로는 세배가 있다. 세배를 드리면 어른들은 건강을 빌어주거나 소원 성취하라는 등 좋은 말을 해주는데 이것을 '덕담(德談)'이라 한다. 어른들은 앞으로 돈을 많이 벌라는 뜻으로 세뱃돈을 주기도 하는데 요즘은 생활문화의 변화로 돈 대신 문화상품권이나 도서상품권, 생활용품을 주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정월 초하룻날에는 대나무를 쪼개 만든 복조리를 사는 풍습도 있다. 조리는 쌀을 씻을 때 돌을 거르는 도구인데 설날 사는 조리에는 복이 묻어 들어온다고 하여 '복조리'라고 한다. 그래서 일년 동안 쓸 조리를 이날 새벽에 사서 두세 개씩 묶어서 문 위에 걸어둔다.

그밖에도 초하룻날에는 각자 신발을 방안에 들여 놓고 자는 풍습이 있다. 야광이라는 귀신이 신발을 신고 가버리면 그 신발 주인의 한 해 운수가 불길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와 도시문화의 발달로 설날의 풍습도 많이 변했다. 가부장적이고 대가족 중심의 가족형태가 핵가족 문화로 바뀌었고, 이로 말미암아 명절마다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 대이동의 풍경도 생겨났다.

이러한 설날 풍습의 변화와 더불어 도시인들에도 또 하나의 풍습이 새로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고향에 계신 부모나 친지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다. 도시인들의 신풍속도에 따라 우체국도 설날이 가장 바쁜 날로 자리매김했다.

물 물려오듯 쏟아지는 우편물과 선물 꾸러미를 고객과 약속한 날에 배달해야 하므로 밤을 벗 삼아 우편물 소통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유명절의 풍습 변화와 더불어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고향의 포근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농수산품이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농어촌 경제가 활성화되고 농수산물의 수입개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인 농어민이 땀 흘려 지어낸 물품을 제값받고 팔 수 있는 판로와 소비자인 도시민들은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믿고 살 수 있는 상거래의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

아직도 우리 농어촌의 경제사정은 어렵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널리 장려해왔다. 이는 농어촌이 살아야 나라가 부강해지고 국가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 정보화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더욱이 최근 현대인의 관심사로 건강과 식생활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만큼 농어촌경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 우리사회는 웰빙을 아우르는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올 설엔 신토불이(身土不二)농수산물을 선물해 보자.

농어촌 경제도 살리고, 정성이 담긴 우리 농수산물을 주고받으며, 건강도 챙기고 도시와 농촌이 하나가 되다보면 더욱 즐거운 설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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