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보수와 회사 손실은 별개?"-월가청문회

"CEO보수와 회사 손실은 별개?"-월가청문회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08 08:15

미 하원, 서브프라임 책임 CEO '거액 보수' 추궁

"서브프라임 사태는 유감이지만, 내가 받은 대가는 정당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로 천문학적인 부실을 떠안은 금융회사 경영진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미 하원 '감시 및 정부개혁위원회(Committee on Oversight and Government Reform

)는 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자신이 경영하던 회사가 최대 손실을 입었으면서도 회사를 떠나면서 거액을 챙긴 전직 최고경영자(CEO) 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거액 연봉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따지기 위해서이다.

◇ 3개사 전직 회장, 200억달러 손실 불구 퇴직시 거액 챙겨

안젤로 모질로 전 컨트리와이드 CEO
안젤로 모질로 전 컨트리와이드 CEO

청문회에 선 전직 CEO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진원지인 컨트리와이드 모기지의 안젤로 모질로 전 회장, 현재까지 총 244억달러의 부실자산을 상각해 투자은행 가운데 부실상각 규모가 가장 큰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전 회장,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의 찰스 프린스 전 회장 등이다.

이날 청문회에 오른 3개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 서브 프라임 등 모기지 관련 투자로 총 20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청문회 보고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질로, 오닐, 프린스회장은 엄청난 임금과 퇴직 보너스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모질로는 2006년 11월부터 2007년말까지 600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 1억5000만달러를 챙겼다. 당시 컨트리와이드는 25억달러의 자사주 매입기간이었다. 모질로의 주식매각 이후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90% 이상 떨어졌다.

스탠리 오닐 전 메릴린치 CEO는 퇴직시 1억6100만달러를 챙겨서 나갔고,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전 CEO 역시 1억달러의 보너스와 2950만달러의 스톡옵션 등을 추가로 받았다.

◇ 회장들 "공정하게 결정, 금융권 수준, 사표냈으니 책임진것"

스탠리 오닐 전 메릴린치 CEO
스탠리 오닐 전 메릴린치 CEO

전직 CEO들은 자신들이 받은 보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모질로는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컨트리와이드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3640만달러의 명퇴금을 포기했으며 퇴직시 1억1500만달러를 받았다는것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어느부분이 과장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오닐은 "메릴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엄격하고 독립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되며 금융권 전반의 급여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임금과 재산은 주주와 직원들을 위해 좋은 실적을 냈을때 늘어나며 그렇지 않을때는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1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보상규모는 '부진할 실적'에 맞게 조정됐다는 것이다.

찰스 프린스 역시 "씨티그룹은 경영진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빠져나갔다. 그는 주택경기 침체와 관련된 회사 손실의 책임을 지고 즉시 사임했다고 강변했다. 최선을 다했으나 여의치 않자 즉시 사표를 냈으며, 그것으로 책임을 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정치적 희생양 찾기" vs "희생양도 '처녀'도 아니다"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CEO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CEO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의원이자 청문회 의장인 헨리 왁스만은 "모질로회장의 주식매각 시점은 본인을 위해서는 경탄할만큼 최적이었지만, 컨트리와이드 주주들을 위해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들 경영진에 대한 보상과 주주의 이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비난했다.

엘리자 커밍스 매릴랜드주 민주당의원은 "이건 완전히 난장판(This is a mess)'이라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공화당 측에서는 이런 청문회 자체가 무슨 소용이냐는 반론을 제기했다.

톰 데이비드 버지니아주 의원은 "마음에 안들진 모르지만, 시장은 때로는 불평등을 만들고 또 스스로 시정해간다. 정부가 개입하면 일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는 '시장논리'를 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런 청문회를 통해 기업인을 처벌하는 것은, 화산폭발을 막기 위해 순결한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섬나라 원시인들의 의식처럼 정치적 희생양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청문회에 참석한 시민단체인 '기업정보(Coporate Library)'의 닐 미노우는 "실패한 경영자에게 주어진 과도한 보상은 주주들에게 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비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들(퇴임 경영자들)은 희생양도 아니고 '처녀'는 더더욱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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