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비율 높이기' 효과 불구 고정비 부담 우려
사면초가에 처한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후순위채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결국 은행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올해 발행했거나 발행할 수 있는 후순위채 규모는 6조원을 웃돈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1조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한도에 맞게 후순위채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과 9월 3450억원 어치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우리은행의 연내 한도는 1조원으로 4분기에 추가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하나은행도 앞서 7800억원어치에 이어 앞으로 5300억원을 더 발행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외환은행도 구체적인 규모는 정해놓진 않았지만 연내 발행을 계속 타진하는 상황이다. 제2금융권에서도 7개 저축은행이 올들어 700억원 정도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 발행의 최대 목적은 BIS 비율 높이기다. 후순위채는 BIS 비율 산정시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BIS 비율이 높아야 건전성을 인정받게 되고 은행신인도를 유지할 수 있다. 올 3분기 BIS 비율이 9.76%였던 국민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이 비율을 연내 11%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로 내부등급법을 이용하지 않고 과거방식대로 BIS를 산출하면 대부분 은행의 BIS 비율이 9%대일 것"이라며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0%에서 모자란 만큼을 끌어올리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작 은행의 표정은 어둡다. 후순위채가 결국 '빚'이기 때문이다. 후순위채가 고정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다. 후순위채는 채권 변제 순위에서 밀려 금리가 높고 5~7년짜리 장기채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을 옥죄는 것도 부담이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는 하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둔화한 상태에서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은 늘려야 하고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서 대안은 후순위채 밖에 없다"며 "나중에 금리가 내리는 걸 보고 가슴아파도 별 수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