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유명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는 야망에 불타는 증권가의 한 젊은이와 냉혈한인 기업사냥꾼을 통해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 미국 금융계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생을 한방에 갈아타기 위해 주인공이 조폭, 졸부가 포함된 수백억 원대 주가조작단에 뛰어든다는 내용의 '작전'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결말이 궁금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작전'에 의한 주가조작은 행해지기 어렵고 시도한다 해도 사후적으로 반드시 적발되기 마련이다. 금융감독당국과 증권회사, 그리고 증권선물거래소가 이중, 삼중의 감시체계를 갖추고 들여다보는 탓이다.
예컨대 작전세력들이 불건전한 주문을 낸다고 가정해 보자. 그 주문은 즉시 증권회사의 전 영업점에 설치된 사전예방시스템에 감지돼 주문자에게 경고 조치가 이뤄진다. 두 번 이상 불건전 주문을 제출하면 아예 주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수탁 거부 조치를 하게 된다.
1차 감시망을 피한다 해도 증권선물거래소에 설치된 이상매매 적출 시스템에서 다시 한번 계좌간 연계성을 추적해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이상매매를 적출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시장감시 활동과 제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불공정거래 단서를 포착, 하사를 실시해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하게 된다.
최근 증권시장의 불공정거래는 더욱 복잡하고 교묘한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비상장법인을 우회상장하면서 재벌 2, 3세가 투자한다든지 태양광 발전이나 유전개발에 투자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띄우거나 이같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회사 임직원 등이 주식을 몰래 거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 당국에서는 새로운 양상의 불공정거래에 대처하기 위해 수시로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종 불공정거래 유형에 맞는 조사기법과 조사수단도 개발하고 있다. 불공정거래를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불공정거래는 위반 행위가 발생한 이후 인지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특히 최근 불공정거래는 초기에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별다른 이유 없이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은 물론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기술개발이나 신사업 진출을 갑자기 공시하는 종목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종목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작전주'에 투자한 일반투자자의 경우 입증의 어려움 등으로 손실을 보상받는 것이 무척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일선 조사현장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작전주에 부화뇌동하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고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다. 차명계좌 등으로 은닉해 내부정보를 이용·거래하다 명예와 직장을 잃고 형벌적 제재까지 받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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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한계기업들이 퇴출되고 구조조정과 기업 인수·합병(M&A)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개별 기업 주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틈탄 불공정거래가 증가할 우려도 많다.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