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e메일·통화기록 열람 추진"

금융당국 "e메일·통화기록 열람 추진"

김익태 기자, 서명훈
2009.01.29 05:31

미공개정보 이용 불공정거래 사전 차단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계획 포함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법 개정 난항 예상

금융감독당국이 갈수록 지능화하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주요 포털의 회원정보와 통화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불공정거래 혐의자의 e메일과 통화내역을 확보하면 혐의 입증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으나 사생활침해 논란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관련법 개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28일 "최근 경영진이나 대주주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의 회원정보를 요구하고 통화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허수주문이나 가장·통정매매와 같은 전통적인 주가조작은 계좌추적으로 증거를 확보하기가 비교적 쉬운 반면 미공개정보 이용은 혐의가 충분해도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 정보 전달이 전화나 대화로 이뤄지는 탓에 혐의자가 인정하지 않는 경우 정황 증거 등에 의존해 조사하는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주식 불공정거래에서 미공개정보 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미공개정보 이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처리한 불공정거래 96건 가운데 미공개정보 이용은 48건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미공개정보 이용 비중은 2005년 35.8%에 그쳤지만 이듬해에는 42.2%로 높아졌고 2007년에도 47.1%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이 과제를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포함하고 관계 부처에 관련 법령 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이 정보를 요구하려면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와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를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이 권한을 부여하면 '사생활침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이를 감안해 "충분한 혐의점이 발견된 경우에 한해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제한할 방침"이라며 "사생활침해 소지가 없도록 관계 부처에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보험사기 조사에도 큰 진전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을 노린 고의사고나 허위로 후유증을 호소하는 보험사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서도 관련 권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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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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