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잊기는 쉬운, 피해갈 순 없는

[기자수첩]잊기는 쉬운, 피해갈 순 없는

김희정 기자
2009.03.05 10:33

지난해 9월 시작된 멜라민 파동이 우리나라까지 휩쓴 지도 벌써 반 년이 지났다.

당시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멜라민 분유 제조업체 싼루는 결국 파산했고, 중국 정부는 최근 식품안전 관련 법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우리 식약청도 당초 식품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있어 기준치가 따로 없었던 멜라민의 허용기준을 지난 2일 새로 고시했다.

식약청이 중국산 식품원료를 전수조사하고, 원료에서 발견됐던 멜라민이 완제품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멜라민 파동도 잠잠해진 듯하다. 전 국민의 학습효과로 멜라민에 관해 식품업체가 무턱대고 뭇매를 맞는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아직 남아있지만, 식품업계가 전적으로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에 불과하다. 외부로부터의 식품안전 리스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국내 식품업체들의 준비는 사실 미흡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젠 전 세계 위해요소를 모두 파악하고 우리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멜라민 파동은 이런 작업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별 식품업체들은 멜라민을 비롯해 먹거리 파동이 일어나면서 어느 때보다 식품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 안전은 어느 한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식품업계 공동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멜라민 파동의 정점에 있었던 지난해 10월 식품업계 CEO 특별위원회가 중국 청도에 민간 검사기구를 설립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발표 이후 5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식품업계 공동으로 민간 검사시구를 설립하겠다던 논의는 진척되는 기미가 없다.

이희덕 식품연구소장은 "아직 참여기업이나 설립 자금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며 "아무래도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식품 파동. 잊기는 쉽지만 결코 피해 갈 순 없는 문제다. 식품업계의 차원의 진지한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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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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