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가장 고착화된 나라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출범 기념 세미나가 열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자본시장'을 통해 풀어가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한국경제가 가장 대기업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고, 그 뒤에는 은행중심의 시장구조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지난 30년간 선진국 상위 10대 기업 중 신규기업이 얼마나 포함되는지를 비교해본 결과 미국 등 자본시장 중심국가의 경우 신규기업이 63%로 독일 등 은행중심국 50%를 앞질렀다. 하지만 한국은 40%에 불과했다. '재벌기업'으로 불리는 10대 기업의 절반이상은 30년전 위상을 그대로 유지해왔다는 의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은행의 역할이 지나치게 큰 점이 이처럼 경제구조를 고착화시킨 것으로 풀이했다. 주식시장은 신생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수 있지만, 은행은 안전한 대기업에만 자금을 공급한다는 이유다.
신용위험을 무릅쓰는 대출보다 주택 등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에 몰두해온 관행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중소기업에 대해 더욱 몸을 웅크리고 있다.
국제적으로 최하위로 꼽히는 경직된 노사관계도 대기업 중심구조의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우리사주제도를 통한 '노동의 자본화'를 실시하고 있지만, 의무보유 등 제약이 많아 종업원들에게 혜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70년대 이후 창업한 한국기업 가운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은 하나도 없다'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의 말. '대기업이 수조원을 벌어도 중소기업은 목숨만 끊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안철수 전 안철수연구소 사장의 말처럼 한국의 신생 대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역동성을 자랑하는 '다이나믹 코리아'의 이면에는 이처럼 경직된 경제구조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자본시장법 출범을 계기로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나와야할 시점인데, 아직까지는 들리는 소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