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인터뷰/ 이범달 에스텍시스템 사장
"See you after school.(수업 끝나고 봐)"
얼마나 가슴 떨리는 말인가. 만에 하나 학교에서 알아주는 주먹이 이 말을 전한다면 심장 박동 수는 더 빨라진다. 영화 <방과후 옥상>의 영문 제목인 이 말은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는 학생들에게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극중 왕따 학생인 남궁달(봉태규 분)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적으로 극복해낸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날아오는 주먹과 발길질에 곤죽이 되거나 심지어 회복 불가능한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현실에서 학교 폭력의 위험에 노출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는 훤칠한 키와 운동으로 다져진 경호원을 파견해 피해학생들의 안전한 하교를 책임진다.
보안전문업체인 에스텍시스템은 6년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노출 청소년을 경호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범달 사장은 “경호는 몸이 아닌 마음에서 시작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마음이 먼저 있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호에도 감성 필요합니다”
이범달 사장의 방에는 그림이 많다. 그림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다. 벽에 걸려있기도 하고, 바닥에 놓여있기도 하고, 진열대 위에 올라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림에 조예가 깊거나 특정한 분야의 그림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유화도 있고, 한국화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느낌이 좋으면 그만이다.
그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을 선물한다. 값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보는 동안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전달하고 싶어서다.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이 사장의 그림이 걸리면 그림에서 가까운 자리는 인기가 높다. 조망권(?)이 좋아 프리미엄이 붙은 탓이다.
‘근육’만 있을 법한 인력경비회사에 감수성을 자극하는 그림이 어색하지만 이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과거에는 해병대 출신, 공수부대 출신을 선호하곤 했지만 지금은 달라요. 인물도 좋고 건강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인성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호는 감성적이면 안되지만 고객 서비스만큼은 감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감성적인 고객 서비스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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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베풀수록 편안합니다"
올해 2월, 한국불교학회에서 펴낸 학회지 뒤편에 눈길을 끄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1월18일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고 장병조 삼성전자 구미공장장(부사장)의 이름으로 자료집을 발간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삼성그룹 재직시절 알고 지낸 장 부사장이 출근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범달 사장은 고민 끝에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동물의 생명권’이라는 자료집을 장 부사장의 이름으로 만들도록 도왔다.
동료의 극락왕생을 빌어주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라는 생각에서였다. 옛날 짐들을 정리하다가 마침 장 부사장에게 받은 작은 선물을 보고 그를 떠올리던 날,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더 가슴이 아팠다고.
이 사장은 ‘잘 사는 사람은 바로 베푸는 사람’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꼭 쥐고 있어봐야 세상을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만으로 꼭 60세인 이 사장에게 세상에서 욕심나는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올해로 10돌을 맞는 회사를 최고의 서비스 회사로 키우겠다는 욕심만 있을 뿐이다.
◆에스텍시스템은?
4월23일 10주년을 맞는 에스텍시스템은 삼성 에스원에서 인력경비 분야가 분사돼 설립된 회사다. 처음에는 직원수 1350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70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인력경비회사가 상시 고용인으로 수백명 수준인 반면 에스텍시스템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관리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업무는 인력파견, 소방방재사업, 문서보관업 등 크게 세가지다. 경비보완 등 인력파견업무는 용인 에버랜드 같은 위락시설에서부터 김포공항 등 특수 경비까지 국내 주요 업체의 경비를 책임진다. 야구선수 이승엽이나 영화배우 이영애 같은 스타들의 경호도 도맡아 한다.
최근에는 지하철에 들어선 보관함과 택배 서비스를 결합시킨 ‘이지라커’를 선보였다. 발송물품이 있을 때 택배업체를 부를 필요 없이 이지라커의 보관함에 넣어 놓으면 알아서 발송해주는 방식이다.
에스텍시스템은 고객 만족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사업과 해외사업 진출 등 제2의 비상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범달 사장 약력
-1948년 서울 출생
-서울대 농경제학과
-제일합섬
-삼성코닝
-에스원 이사
-에스텍시스템 이사
-에스텍시스템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