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황리에 진행중인 상하이모터쇼는 뜨는 중국과 지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직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모터쇼에서 각 참가업체들이 부스 규모도 줄이고 소형차 위주로 전시했던 것과는 천양지차의 모습이다.
사실상 세계 자동차 왕국은 이미 중국이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올해들어 1월~3월 3개월 연속 미국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1분기 중국 전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267만8800대에 달했다. 자동차 시장 규모면에서 미국을 따돌린 것이다.
판매 부진에 허덕이는 각국 자동차 업체들도 당분간 가망없는 미국보다 중국 시장에 목 매달기는 매한가지이다. 프리미엄 세단의 대명사 BMW는 아예 중국내 제2공장 증설에 나설 지경이다. 금융위기를 기회로 한 중국의 거센 도전이 곳곳에서 진행되지만 자동차업계에서의 '파워시프트'는 이미 일어난 셈이다.
뭐 그 이유야 간단하다. 미국을 대표하던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이 파산 위기에 내몰린 반면 중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업고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의 자동차업계 영향력 확대는 이제 시장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볼보, 새턴 등 국제적 브랜드 파워 공략에도 나서 조만간 자동차 제조업에서도 '도약'할 전망이다. 한국의 쌍용차만으로는 성에 안 찰 정도로 몸통이 불어났다.
이외에도 전기자동차 등 미래자동차 부문에서 축적된 기술은 이미 정상급이다. 미국산 애용가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셔웨이 회장이 미래자동차로 낙점한 기업도 이름마저 생소한 중국의 BYD사이다.
자동차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중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고 일관적이다. GM 등을 둘러싸고 파산이냐, 유지냐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미 정부와는 대조적이다. 지난 1월 자동차 산업을 국가 핵심 사업으로 지정한 후 구매 보조금 지급과 인수합병 촉진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중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상하이 증시 상승의 효자 노릇도 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 전체가 올해 상하이 증시 상승률을 압도하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대 자동차업체 상하이자동차가 연초대비 75% 급등했으며 2위 업체 둥펑자동차도 홍콩증시에서 무려 90% 폭등했다.
물론 모든 결과를 정부 덕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이미 자동차 왕국에 올라선 중국의 무서운 추진력에 경외의 눈길을 보내야 할지, 경계의 시선을 가져야 할지 한국인으로서 고민을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