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냐, 디플레냐? 안개 속 한국경제

인플레냐, 디플레냐? 안개 속 한국경제

성건일 MTN PD
2009.06.22 20:10

[MTN 4시N] 경제 365 현장 속으로

[이대호 앵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쏟아낸 각종 경기부양책, 때문에 국내외에선 이제 ‘금융위기의 제 2국면’이라는 단기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오늘은 경제증권부의 최환웅 기자와 그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미국에선 현재 인플레이션을 넘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현재 국내의 반응은 어떤가?

[최환웅 기자]

네. 아직 하이퍼 인플레이션 논의는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논란처럼 ‘그럴 수도 있는 이야기’정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나올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준비된 화면, 먼저 보시죠.

[이대호 앵커]

하이퍼 인플레이션, 평범한 인플레이션을 넘어서는 정부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물가 폭등을 뜻하는 말인데요. 요즘 ‘경제회복’이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하면서 많은 투자자와 시민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 말이 나오게 된 건가요?

[최환웅 기자]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 특히 미국 정부가 돈을 지나치게 많이 푼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달러화의 위기와도 연관된 얘긴데, 먼저 차트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2.17%에서 3.77%까지, 1.6%가 뛰었습니다. 채권금리가 60%가 넘게 뛴 셈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과 신진 경제사학자 퍼거슨 사이의 치열한 논쟁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크루그먼은 지난해 말 국체금리가 지나치게 많이 내려갔던 것이지 현재의 금리수준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미국채의 인기가 없어진 것은 경제회복으로 다른 투자처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퍼거슨은 정반대의 입장을 보입니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 금리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겁니다. 이번 주에도 미국에서는 1040억 달러의 전무후무한 국채 발행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 정부가 올해 발행할 국채 규모는 2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조 달러면 연간 이자부담만 해도 우리나라 연간 예산의 30%인 100조원이 넘는 수준이라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만도 하다는 겁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미국의 국가부도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앵커]

네 그렇군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 방금 그 내용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얘길까요?

[최환웅 기자]

일단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물가폭등’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LG경제연구원의 강준구 연구위원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의 통화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를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돈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가능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다는 겁니다.

또한 국가채무 수준이나 정부의 재정상황 역시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대호 앵커]

하이퍼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리스크까지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실제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4% 대로 임금인상률보다 높았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환웅 기자]

네. 물론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국경제가 버틸 수 있는 국제유가를 79달러까지로 제시했는데, 최근 국제유가가 70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 역시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주가도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상당히 올랐고 부동산도 들썩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견해도 소수나마 있습니다.

[이대호 기자]

그렇군요. 위험이 있다면 대비를 해야할 텐데,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유동성을 거둬들였다가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고. 정부로서도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겠군요?

[최환웅 기자]

네 말씀하신 그대롭니다. 정부도 물가에 대한 우려를 계속 나타내면서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국은행 역시 경기부양을 지지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은은 실제로 통안채 발행 규모를 1월 15조원에서 지난달 40조원까지 늘리면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을 두고 볼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격적으로 흡수할 수도 없는, 정부와 한은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대호 앵커]

우려가 있지만 정부대응이 힘들다면, 대비를 해야겠군요. 인플레이션 대비,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환웅 기자]

인플레이션의 무서운 점이,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투자실패 없이도 자신이 소유한 자산가치가 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먼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징 상품인 금과 은, 그리고 원자재 등에 대한 투자가 각광을 받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원유 선물 ETF나 원유 관련 주식형 펀드, 그리고 원유 파생상품 등이 많이 나와 있는데, 특히 원유 선물 ETF의 경우 직접 투자가 가능합니다. 또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원자재 투자는 수익률의 변동이 심한 위험자산인 만큼, 헤징을 위한 수준에서 멈춰야지 자산 포트폴리오의 20%를 넘어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뭐니 뭐니 해도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해징상품으로 부동산을 들 수 있고, 최근에는 국채 가운데에도 물가와 연동된 물가연동국채가 나와 있습니다.

[이대호 앵커]

네. 최환웅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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