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불황 지속은 복지예산의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복지공급을 위한 국가의 재원은 줄어들지만 국민의 복지수요는 늘어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
불황에는 국가의 주 수입원인 세입이 줄어들게 되므로 긴축기조로 예산이 편성된다. 복지예산 역시 긴축적 방향으로 편성되기 쉽다. 반면 불황으로 실업자와 빈곤층이 늘어나면 저소득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복지예산 증액에 압박을 받는 요인이 된다.
그러면 복지부문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의 하나인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올해 정부예산은 어느 정도 늘어났을까.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금은 일반회계와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되는 부분으로 각각 구성되는데, 올해 책정된 정부 지원금은 4조6786억원으로 전년 보다 6524억원 증액됐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전년 대비 증가율이 16.2%로 전체 복지예산의 증가율인 10.4%보다 훨씬 높다. 정부의 건강보장에 대한 높은 책임의식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지원금은 해마다 통상적으로 증가하는 건강보험 급여비 자연증가분 지불 외에 국민들의 진료비부담 경감을 위한 공적 보장성 강화에 주로 쓰인다.
국민건강보험은 올해 1월부터 경제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의료비 경감을 위해 소득수준별 본인부담액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7월부터는 희귀난치성환자의 본인부담률을 20%에서 10%로 경감했다. 12월부터는 암환자의 본인부담률이 10%에서 5%로 줄고 아동의 충치예방을 위한 치아홈 메우기와 한방물리요법도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될 예정이다.
올해 보험료인상률이 동결됐음을 감안할 때 이런 보장성 강화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 외에 정부예산이 증액 지원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이 과연 국민을 위해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은 국가에서 관장하는 사회보험으로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민간보험사와 달리 영업이익이 사적으로 쓰이지 않으며 재정 흑자가 발생해도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에 쓰인다.
2008년 정무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가 평균 100만원의 보험료를 낸다고 할 때, 2007년 기준으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회사는 가입자에 평균 79만4000원을 지급한다.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3만원을 지급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국민건강보험의 공익적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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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국민의료비와 함께 국민건강보험의 급여비 지출도 크게 늘고 있고, 이에 따라 보험료도 최근 5년간 연 평균 5.2% 인상돼 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보험료 동결 등으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급여비 지출을 늘릴 수 있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단한 의료비지출 절감 및 관리운영비 효율화 노력과 함께 정부지원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