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유 대기업들이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배당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향후 원유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주요 석유 회사들의 실적은 하락했다. 미국 2위 석유회사인 셰브론은 2분기 순이익이 71% 하락했으며, 유럽 3위 업체 토탈 역시 54% 감소했다. 이탈리아의 에니는 2분기 순이익도 60% 하락했다.
하지만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에니를 제외한 석유회사들은 배당금을 삭감하지 않았다.
에니는 2분기 배당금을 23% 삭감한다고 발표하면서 31일 주가가 7.7% 하락했다. 그러나 엑손모빌과 셸은 배당금을 오히려 5% 올렸으며, 셰브론 역시 3분기 배당금을 4.6% 인상한다고 밝혔다.
브리티시패트롤리엄(BP)은 배당금 수준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에니의 CFO 파블로 스카로니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셰브론의 실적 역시 시장전망치보다 나빴지만 석유와 가스 생산이 5% 증가하면서 어느 정도 상충됐다.
일부 석유 회사가 투자를 줄였지만 셰브론은 석유 탐사 비용을 늘리고 있다. 상반기 투자규모는 11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셰브론은 투자비용을 높이는 대신 올해 비용절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토탈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정책과 유럽의 휘발유 수요 감소로 인해 2분기 일평균 석유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하지만 예멘, 카타르, 앙골라에서 진행중인 유전 개발로 내년 일평균 생산량이 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탈의 CFO 패트릭 드 라 셰바디에르는 “내년엔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유가도 상승하면서 배당금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