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의 '의미있는 데뷔전'

백용호 국세청장의 '의미있는 데뷔전'

송선옥 기자
2009.08.06 15:08

[말랑한 경제-카스테라]세수확보차 강도 높아져 vs 신임청장 눈치보기

-오는 14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서 개혁방안 공개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하면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호환, 마마도 아닌 바로 ‘각종 조사’입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 조사, 노동부의 근로감독 조사 등이 그것인데, 그 중에서도 세무조사는 가장 두려운 대상입니다. 기업의 거래관계 등을 포함해 내부 현황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세무조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의 세무조사 강도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수부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최근 금융위기를 이유로 유예됐던 매출액 5000억원 이하 기업들의 정기 세무조사가 1년 만에 재개되면서 이 같은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보통 5년마다 받는 정기 세무조사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올들어 농협중앙회를 비롯해대우건설(17,340원 ▲80 +0.46%), 현대산업개발, LG상사, 신한은행, 제일화재, LIG화재 등 건설, 은행, 보험사가 잇따라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한 곳에 이전처럼 국세청의 ‘손봐주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불필요한 억측일 뿐"이라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세청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전보다 살살하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신임 백용호 국세청장의 의중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눈치보기'도 치열합니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로 구설에 오를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확산돼 있다고 합니다.

백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세무조사는 어디까지나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신고 유도 목적에 충실하도록 운영해야 하고, 세무조사에 따른 어떠한 오해도 불식시켜 나가겠다”는 '교과서적인 입장'을 천명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백 청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14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가 열립니다 .이 회의는 전국 107개 세무서장급 이상 국세청 간부들을 대상으로 국세행정운영 방향, 주요 추진업무, 세부지침 등을 전달하는 회의입니다. 백 청장은 이번 회의에서 일종의 '데뷔전'을 치르게 됩니다.

국세청 사람들은 ‘과전이하(瓜田李下: 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라는 고사성어를 자주 씁니다. 국세청이 움직이는 낌새만 보여도 여기저기 한숨부터 나오기 마련입니다. 백 청장이 어수선한 국세청을 다잡기 위해 데뷔전에서 어떤 승부수를 띄울 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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