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울리는 '복병' 반대매매

투자자 울리는 '복병' 반대매매

김동하 기자
2009.08.17 07:35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주식담보대출 '천태만상'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반대매매'. 투자자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단어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신용거래를 즐겨하거나 영문도 모르는 주가폭락을 경험해본 투자자라면 더욱 두려운 단어겠죠. 주가하락도 참기 어려운데,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했다며 하한가에 매도해버리는 일은 견디기 힘들 일일 겁니다.

지난 2007년 코스닥 상장사인 UC아이콜스는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13일 연속 하한가라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상장폐지되며 역사로 사라졌습니다.

상장사 주식의 '반대매매'는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증권사나 사채업자 등 돈을 빌려주는 측과 담보비율을 정하는데 주가가 하락해 약속한 담보비율 아래로 내려오면 가차 없이 매도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경우 주가가 이틀연속 담보비율 아래로 하락하면 다음날 아침 하한가에 반대매매를 합니다.

특히 최대주주들이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주가를 방어 못하면 계속적으로 반대매매가 이어지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변경되기도 합니다.

지난 6월이네트는 최대주주였던 필봉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보유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최대주주가 불과 2.03%를 보유한 유정현씨로 바뀌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습니다. 대우전자부품도 최대주주였던 지온텍 등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전자부품연구원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죠.

지난해비엔알엔터프라이즈와루멘디지탈도 채권자의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오페스의 최대주주였던포이보스,어울림정보의 최대주주였던 넷시큐어테크놀러지 등 상장사도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해 투자회사에 최대주주를 넘겨줘야했죠. 과거지엔텍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정봉규 회장은 주식담보 반대매매로 지분 21%를 잃었고, 쿨투의 이응배 대표도 반대매매로 14%넘는 지분을 강제처분 당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은 공시의무가 없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반대매매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지자 자본시장법은 시행령으로 대주주 지분의 담보설정을 반드시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복병'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습니다.

'반대매매'는 어디까지나 돈을 빌려주는 측과 빌리는 측의 임의적인 담보계약에 따라 이뤄집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주식대출의 담보비율은 140%전후로 형성되지만, 명동 사채의 경우 200%를 넘기도 합니다.

한 상장사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악덕 사채업자들 대부분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자마자 주식을 팔아서 주가를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싼값에 주식을 사죠. 주가가 하락하면 채무자는 담보비율을 맞추기 위해 담보를 더 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드러나지 않는 반대매매는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무자나 투자자는 주가하락이 반대매매에 의한 것인지 순수한 매도에 의한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공시의무가 생겼지만, 공개매수나 의결권대리행사권유처럼 따로 항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담보여부를 확인하려면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열어봐야 합니다. 또 신고의무가 비제도권 '검은돈'의 유혹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반대매매를 매매거래 자체만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공시의 기본적인 원칙도 '사후(事後)보고'입니다.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좋은 대주주와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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