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3자배정 그 치명적 유혹

연예인 3자배정 그 치명적 유혹

김동하 기자
2009.08.10 07:05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7일.로이(15,900원 ▲650 +4.26%)는 9일 연속 상한가 행진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발단은 탤런트 견미리씨와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씨가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소식이었죠. 여기에 바이오업체 우회상장까지 겹치며 주가는 딱 1개월간 5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연예인 3자배정은 이처럼 주가급등을 부르곤 합니다. 탤런트 배용준이 오토윈테크에 투자했을때나, 가수 비가 2007년 9월 정보통신기기용 부품 제조업체인 세이텍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때도 해당기업 주가는 그야말로 날아갔죠.

또 3자배정 유상증자는 인수합병(M&A)이나 우회상장과 같은 경영권 매각의 주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특히 시가총액 100억원 전후의 코스닥 회사들의 경우, 20억원만 3자배정유상증자를 해도 경영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증 참가자가 1인이거나 특수관계인들 일 경우, 당장 17%정도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니까요. 유가증권신고서 없이 제3자배정유상증자 공시만 보고도 경영권의 이동을 알아채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처럼 3자배정 유상증자는 대박을 부르지만, 쪽박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자금난을 겪던 한 코스닥 상장사 D사는 최근 명동에서 사채를 빌어 자금조달에 성공했습니다. 3자배정 공시에는 무려 20여명의 사채권자들이 이름을 올렸죠.

자금이 급했는지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주가에 비해 20%나 낮았습니다. 이 물량은 상장일 이틀전부터 공매도물량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주가는 이틀연속 하한가를 달렸습니다.

3자배정으로 경영권이 바뀐다는 발표가 나와도 100%믿어서도 안됩니다. 지난 7월 16일올리브나인의 경우 온라인 교육업체인 아윌패스가 유증대급을 미납하면서 주가가 장중 하한가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증은 '희석효과'로 주가에 부정적이지만, 일반배정이나 주주배정에 비해 3자배정은 악영향이 덜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소한 누군가 자금을 조달할 사람이 있다는 의미니까요.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사업의 매출과 수익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꼬집기도 합니다. 특히 소액 유증에 수십명의 3자배정투자자들이 참여한다는 건 그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웠다는 얘기가 되겠죠.

유증가격과 보호예수 여부도 중요합니다. 할인이 10%이상 될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로 해석될수 있겠죠. 보호예수도 없는데 할인율이 높다면, 증자 참여자들이 상장되자마자 차익을 내기위해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3자배정 유증에 누가 얼마나, 주당 얼마에 참여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대박과 쪽박의 단서가 담겨 있으니, 투자자라면 꼼꼼히 살펴봐야겠죠.

한 가지 '교훈적'인 사혜가 있습니다. 3자배정 유증공시만 나면 즉시 살펴본다는 한 개인투자자 A씨는 공시를 잘못 본 덕에 행운을 잡기도 했습니다. 2007년 연예인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 라이브코드 3자배정 유상증자 공시가 나오자마자 살펴본 A씨는 '연예인 홍석천씨가 투자했다'며 즉각 매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3자배정 당사자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A씨는 '좋은 투자습관' 덕에 3일 연속 상한가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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