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단지 가보니…

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단지 가보니…

제주=양영권 기자
2009.09.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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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주민 협조 얻어내는 것이 관건

↑제주 구좌읍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가운데)와 이곳에 설치된 1500kW급 풍력발전기.
↑제주 구좌읍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가운데)와 이곳에 설치된 1500kW급 풍력발전기.

제주도 북서쪽에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 이곳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제주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2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 초속 9m의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뭇가지가 흔들릴 정도의 세기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기지 건물 뒷편에 70m 높이로 솟아 있는 1500 킬로와트(kW)급 풍력발전기. 꼭대기에 달린 34m 길이의 블레이드(날개) 3개가 1분에 18번 회전하며 전기를 만들어냈다. 이 풍력발전기에서 500가구가 쓸 수 있는 분량의 전기가 나온다고 한다. 바람 세기가 초속 3.5m만 되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지난달 31일에는 이곳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태환 제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착공식이 열렸다. 정부와 한국전력 등은 구좌읍 일대 12개 마을 6000여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테스트를 벌이게 된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전력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일대가 실증단지로 지정된 데는 풍력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신재생에너지 연구기지에는 풍력발전기 외에도 15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10kW 규모의 접시형 태양열 발전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동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구좌읍 행원리에는 10메가와트(MW) 규모의 대규모 풍력단지가 있다. 내년 3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해상풍력단지가 인근 해상에 들어서게 된다. 또 조만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자동차 3대가 도입돼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

남중현 기지장은 "실증단지 선정 과정에서 육지의 여러 지자체와 경쟁했지만 결국 구좌읍만큼 적당한 곳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설비 구축은 11월 말 국내외 기업으로 구성된 참여 기업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올해 말부터 본격화된다. 우선 실증단지에는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전기가 많이 발생되는 시점에는 전기요금이 싸고 전기가 적게 발생되는 시점에는 전기요금이 비싸지는 실시간 전기요금제가 도입된다. 가정에는 전기요금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스마트 전기계량기’가 설치되며 이를 통해 최대 20%의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 운행을 위한 전기 충전소 및 배터리 교환소와 가정에서 풍력·태양광 발전기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 뒤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전력망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주민들을 상대로 2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아직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필요성과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에너지기술연구원이 풍력발전기를 건설했을 때는 인근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 90여명이 어지러움증과 어패류 감소를 호소하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 도 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신재생 발전설비를 이용한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가정용 스마트그리드 설비 설치비를 국가가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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