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탐욕의 월가 반드시 바뀌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1주년을 맞아 탐욕에 가득찬 월가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욕 월가 페더럴홀에서 리먼 사태 1주년 기념 연설을 갖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의 교훈을 망각할 경우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금융산업에서 일부는 지금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위기에서 교훈을 배우기보다 이를 무시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금융 규제 강화 무산 로비에 나서고 있는 일부 월가 기업들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가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정부가 금융시장에 추가 개입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월가는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는데서 만족해서는 안되며 국민들이 다시 은행을 구제해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면서 "월가는 의회와 협력해 대공황 이후 가장 야심찬 금융시스템 개혁을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월가 경영진들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금융기업들은 더 이상 정부의 구제 자금을 기대하지 말라"는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받았다.
로버트 카피토 블랙록 사장은 "만약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지금과 같은 지원은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납세자들 역시 정부가 지금처럼 금융권 구제에 나설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연설은 리먼 실패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리먼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9월 15일 이후 미국 정부는 연준의 통화완화정책과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구제 등을 포함, 유례없는 구제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금융 산업은 실물 경제보다 가파른 'V'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지만 정부 개입을 통해 금융 시장은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면서도 "이러한 정상적인 상황이 금융기업들이 안주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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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금융 규제안은 소비자들은 물론 앞으로 있을 대형 은행들의 실패 가능성으로부터 미국 금융부문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부문을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된 논란과 더불어 금융 개혁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차가 심해 의회가 금융 개혁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시간표를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총괄할 금융소비자보호국(CFPA)과 대형 금융기관 파산 문제를 담당할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등 금융개혁 방안이 연내 마련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바마의 이날 강경한 어조의 연설은 대부분 월가 경영자들과 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청중들의 어색한 침묵을 불러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 개혁 방안을 지지하고 있는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CEO들이 연설을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실질적인 정치적 변화가 있어야 하며 앞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처드 파슨스 씨티그룹 회장도 회의가 끝난 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콘 골드만삭스 사장도 "나는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바마가 제대로 된 방향을 짚었다"고 동조했다.
한편 오바마 중국과의 무역분쟁 조짐과 관련, 중국산 타이어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다"며 "도발적인 조치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는 무역 확대를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무역 합의를 위반할 경우 트레이딩 시스템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