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신흥 시장간 무역 갈등 심화…경기 회복이 오히려 구체제 부활시킬 수도
최근 미·중 타이어 관세 분쟁과 중·유럽연합(EU)간 철강제품 덤핑 논란 등 무역마찰이 끊이지 않으며 글로벌 금융 위기 전 세계 경제의 기본 구조였던 '글로벌 임밸런스'(Global Imbalances)가 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던 국제 경제의 불균형은 경제가 회복세로 들어서자 선진·신흥 시장간 해묵은 갈등이 표출되며 위기 이전의 구질서로 되돌아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리먼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자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를 내수 위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주요 수출 상대국이었던 선진시장의 수요 급감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내수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내며 아시아 경제는 사상 유례없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진 경제권 보다 양호한 경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아시아 경제의 성공적 체질 개선으로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중국이 내수 주도형 경제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선될 필요가 있었던 아시아 국가들의 지나친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적 충격을 기점으로 자연스레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자 전문가들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IMF 이사이자 현 코넬대 교수인 에스와 프라사드등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세가 오히려 위기 전 체제인 글로벌 임밸런스의 부활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궤도에 오를 경우 아시아 경제는 쉽게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존의 수출 주도형 체제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신흥시장의 맹주 중국은 내수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수출 지원책의 고삐도 늦추지 않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4차례 인하한 수출품 세금감면 기조를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한편 부양책과 관련한 자금을 외국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진행중인 업종에 투입해 수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경제권은 상계 관세 부과 등 수단을 동원해 구체제로의 전환 조짐을 보이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은 18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 타이어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EU 27개국 상무장관들은 지난 7월 중국산 강관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통과시켰다.
이른바 '녹색보호주의'를 통해서도 선진 시장은 신흥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미 하원은 지난 6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국가에 탄소과세를 부과토록 하는 '포괄적 기후변화법안'을 의결했으며 EU도 에너지 효율이 낮은 가전제품 판매 금지 조치를 내년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