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직원·주주와 함께하는 '전략적 솔선수범'
'대표이사 연봉은 1달러만 받습니다'
서정진셀트리온(199,600원 ▲11,300 +6%)회장은 지난 7월셀트리온제약(59,000원 ▲1,900 +3.33%)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연봉 1달러'만 받기로 선언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래리 페이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와 같은 '연봉 1달러 클럽' CEO가 한국에도 나타난 셈입니다.
상장사 CEO들의 연봉은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장님들의 연봉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우리나라에도 숨은 '연봉 1달러 클럽'사장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 회장의 경우 셀트리온제약에서는 연봉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1달러만 받는다고 합니다. 실제 하나의 상장사에만 몸담고 있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납부하기 위해 최저수준인 200만원 전후의 월급만을 받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연봉 1달러’의 효시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아코카 회장입니다. 그는 1970년대말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CEO로서 고통분담에 앞장섰죠.
한국에서는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연봉 1원'을 받으며 계보를 열었습니다. 강우현 남이섬 사장도 월급을 '100원'만 받으며 남이섬의 신화를 일궈냈죠.
이밖에도 숨은 CEO들의 '수혈'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뉴인텍 오너인 장기수 대표이사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12월까지 연봉을 받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적자를 내는 마당에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에서였죠. 다만 의료보험이랑 국민연금은 회사에서 납부해줬다고 하네요.
진양곤하이쎌(1,490원 ▼14 -0.93%)회장은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하던 지난 2007년 급여소득이 거의 없었고, 이 때문에 지역 의료보험을 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금과 관련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주변의 조언 때문에 2008년 3월부터는 월2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고, 다른 계열사 연봉을 포함해 연봉 5000만원 정도를 받아갔다고 합니다.
또 펀드매니저 출신의 정승환위즈정보기술(616원 ▲19 +3.18%)사장은 '영업이 흑자를 내지 못한다'며 최근까지 월 350만원 정도의 급여만 받았습니다. 연봉으로는 5000만원이 안되죠. 조성호 전샤인시스템사장도 회사가 어려울 때 월 200만원 정도의 급여만 받았다고 합니다. 전혀 안 받게 되면 연금과 보험이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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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다음(48,200원 ▲1,300 +2.77%)의 이재웅 사장도 한 때 1000만원 전후의 적은 연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너나 CEO들이 연봉을 적게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략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장이 고통을 감내하며 '전략적인 솔선수범'에 나서는 일은 분명 직원과 주주를 독려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까요. 진양곤 회장은 "오너가 떳떳하게 연봉 1억원을 아끼면 10년 후 10억원이 넘는 가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연봉 1달러 CEO'들이 1달러만 버는 건 아닙니다. 10년 연속 '연봉 1달러'인 스티브 잡스는 성과급으로 받은 주식이 5억 달러에 달하고 보너스로 자가 비행기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정태 전 행장은 워런 버핏이 그토록 혐오한다는 '스톡옵션'을 통해 4년간 11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기도 했죠.
어쨌거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주주·직원들과 '고통과 과실'을 함께하는 CEO를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회사와 주주는 돈을 못 버는데 CEO만 고액연봉을 받는 기업에게 '책임경영'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실제 많은 투자자들이 경영진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참고합니다. 비록 CEO의 연봉을 직접 알 수 없지만, 사업보고서에 나온 이사들의 '연간 총 보수액'을 통해 얼마만큼의 연봉을 받아갔는지 짐작할 수는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