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임원 '대박'…주주는 '울상'
'스톡옵션'. 벤처신화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죠. 하지만 아름다운 장미나무의 가시처럼, 스톡옵션은 '독(毒)'을 품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벤처의 '혈기'(血氣)가 남아있는 코스닥시장에서는 주주 전체를 괴롭히는 치명적인 '독'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한국의 코스닥 시장에서도 많은 벤처 기업인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부를 쌓았습니다. 1997년 4월. 외환위기를 앞두고 도입된 스톡옵션제도는 1999년 IT버블과 벤처신화와 함께 활성화되기 시작했고,터보테크,미래산업(13,520원 ▲390 +2.97%),NHN(213,500원 ▲4,500 +2.15%),엔씨소프트(217,500원 ▲3,500 +1.64%),휴맥스(1,498원 ▲86 +6.09%)등 한국 대표 벤처사들의 임직원들은 수많은 '대박신화'를 썼습니다. 주가 급등기를 잘 활용한 임원들의 경우 10배 넘는 차익을 거두는 일도 많았죠. 한 예로 2007년 주가급등기에 약 30명의 NHN임원들은 평균 14억6000만원의 대박을 거뒀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스톡옵션은 분명 매력적인 제도입니다. 먼저 '임직원의 주주화'를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대리인 문제(Agent Problem)에 휘말리기 쉬운 전문경영인들에게 책임경영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죠. 특히 회사 입장에서는 고급인력들을 스톡옵션으로 유혹할 수 있고, 보너스를 주식으로 주게 돼 현금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이 지분들은 경영진의 우호지분이 되기도 하구요. 종업원 입장에서도 연간 5000만원이하 차익은 소득세 비과세도 되기 때문에 복리후생차원에서 그만입니다.
하지만 임직원이 아닌 주주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주식 수가 늘어나니까 보유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건 물론이고. 임직원들에게 이익을 배당하니까 기존 주주들의 배당 몫은 줄어드는 셈이죠.
무엇보다도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임원들이 대규모 스톡옵션행사를 즐기는 동안 다른 주주들은 주가급락에 몸살을 앓는 큰 '모순'(矛盾)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스피로 이전했지만, 코스닥 신화의 주역이었던 NHN과 엔씨소프트의 경우 최근까지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입방아를 찧고 있습니다.
지난 6월초 NHN이 20만원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던 무렵, 일부 임원들은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로 차익을 누렸고, 이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는 사흘연속 10%넘게 떨어졌습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미국 개발자인 게리엇 형제들에게 부과한 대규모 스톡옵션이 '먹튀','국부유출'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리엇 형제가 마지막 스톡옵션을 행사한 지난 7월13일을 전후로 엔씨소프트 주가는 27%넘게 추락해 주주들을 울렸습니다. 대신 지난해 우주여행을 떠났던 이 형제들은 엔씨소프트 스톡옵션으로만 총 6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회상장으로 입성한차바이오앤(18,500원 ▲340 +1.87%)의 임직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다른 주주들을 슬프게 했습니다. 차바이오앤 임직원들은 지난 8월 17일 92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한다고 밝혔고, 주가는 16일부터 나흘 연속 약 17.5%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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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에 인수되며GS글로벌(2,595원 ▲20 +0.78%)로 상호를 바꾼 쌍용의 경우, 경영진과 다른 주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조국필 전 사장과 임원들은 퇴임을 앞둔 지난 7월 초부터 스톡옵션을 미리 행사할 수 있게 됐고, 조 전 사장은 모두 매각해 60억원이 넘는 대박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7월 들어 퇴임일인 21일 전까지 최대 27%급락했습니다.
스톡옵션은 이처럼 주주들을 '행운'과 '비운'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비운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전자공시의 '주식매수선택권부여에관한신고'를 꼼꼼히 짚어 보며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